[닻오른 HMM 매각]인수전 키 쥔 LX인터, 참전 가능성은민병일 CFO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호준 기자공개 2023-08-02 07:24:3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이하 LX인터)은 2020년까지도 수익성 회복이 최대 과제로 꼽혀 왔던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 물류대란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렸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가격이 급등한 석탄(유연탄) 트레이딩 사업에서 수혜를 입었다. 이에 200%를 넘었던 부채비율도 순식간에 150%대로 떨어져 재무구조 역시 건실해진 상태다.이런 와중에 LX그룹의 HMM 인수 검토설이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또다시 LX인터에 쏠리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해 인수전 참여의 키를 쥔 핵심 계열사인 데다 물류 자회사 LX판토스와의 직접적인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금력·재무건전성 긍정적 평가 다수
LX인터의 수익성은 지난 3년간 꽤나 극적으로 변화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물동량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다 2021년과 2022년 물류 대란과 에너지 수급 불안 국면에서 수혜를 입으며 각각 6562억원, 9655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까지 매년 200%를 넘겨온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50%대로 떨어져 재무구조 역시 건실해졌다. 7000억원 수준이던 현금성자산은 1조6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른바 대외 변수가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상황이다.
호재가 거듭되다 보니 LX그룹 내 핵심 계열사라는 위상은 더 강화됐다. 실제로 지난해 거둔 역대급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7800억원)을 바탕으로 현재 지주회사인 LX홀딩스 지분법 이익(1983억원)의 7할(1368억원) 가량을 LX인터 홀로 책임지고 있다.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LX인터는 한국유리공업을 5900억원에 인수했고, 4월에는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약 10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매해 신년사마다 대표이사가 꾸준히 언급할 정도로 진출을 점찍어 둔 신사업도 있다. 미래 유망 광물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LX인터는 현재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니켈 제련소 투자를 통해 이차전지 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HMM 인수설 불거져...LX인터가 얻는 득실은
LX그룹이 HMM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LX인터에 또다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LX그룹의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약 2조3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LX인터가 보탤 수 있는 현금이 1조4000억원으로 60%에 육박한다.
LX인터가 인수전의 키를 쥐고 있지만 회사가 이득을 볼 수 있느냐는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다. 현재 LX는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를 수령하고 인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LX인터 물류 자회사인 LX판토스의 운임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LX인터의 신사업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이차전지 전략 광물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광산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해 온 상태라 HMM으로 방향을 틀기엔 체력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LX인터의 현 재무적 상황을 두고도 증권업계에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특히 다년간 LX인터를 담당한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 흐름이 불가피하다"라며 "컨소시엄을 결성하겠지만 이마저도 마음이 무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부 자금 조달은 주목해야 할 변수다. HMM의 몸값은 5조원 이상으로 언급돼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적 상황을 크게 반전시킬 수도 있다. LX인터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가능 주식 총수를 8000만주에서 1억6000만주로 늘려 주식 발행에 여유가 있다.
민병일 LX인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러한 시각에 대해 "HMM 인수에 대해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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