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ISC 통합 시동거는 SKC, PMI 속도낸다박원철 사장 포함 4인 이사회 진입 예정, 반도체 소재 시너지 모색
김위수 기자공개 2023-08-04 07:30:09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업체 ISC가 SKC 출신 경영진을 새로 맞이한다. 박원철 사장을 필두로 SKC 측 임원들이 ISC의 이사회를 채울 예정이다. 인수작업이 완전히 끝나기에 앞서 경영진을 교체하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선제적으로 실시, 반도체 소재 계열사와 시너지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ISC는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SKC 및 계열사 출신 사내이사 4인을 신규 선임한다. SKC의 대표이사인 박원철 사장과 김종우 SK엔펄스 대표, 김선혁 SKC BM혁신그룹장, 이동훈 SK엔펄스 경영지원본부장이 ISC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SK엔펄스는 SKC의 자회사다.
SKC가 ISC 지분 취득을 위해 남은 잔금 3328억원을 9월 27일 지불할 예정이다. 최대주주 변경 및 이사진 교체도 이 시점에 실시된다. 이사진 재정비에 선제적으로 나서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이다.
ISC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른 거래종결이 이루어짐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선임 안건"이라며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사 선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SKC의 지분율이 45%, 헬리오스PE의 지분율은 2~3%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안건이 결의되면 기존 경영진이 물러나고 새로 선임된 SKC측 임원들이 이사회의 주류가 된다.
◇'신사업 전문' 박원철 사장, 영향력 확대
ISC의 대표이사는 임시 주총 이후 진행되는 이사회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 신규 선임될 SKC 측 사내이사 중 대표이사가 선출될 전망이다. 다만 박 사장이 ISC 대표이사 직책을 겸직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SKC는 물론 SK그룹 전체적으로 봐도 모회사 대표이사가 자회사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사장(사진)이 대표이사를 맡지는 않더라도 이사회에 참여해 의장 직책을 수행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 박 사장은 SKC의 자회사인 SK넥실리스·SK엔펄스·앱솔릭스(Absolics Inc.)·SK피아이씨글로벌의 이사회에 의장으로 참여 중이다. ISC 이사회에도 입성하게 된 만큼 의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자회사들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며 SKC의 신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SKC는 이차전지 소재와 반도체 소재를 미래 사업의 양대 축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이 의장을 맡은 자회사 중 SK넥실리스가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SK엔펄스, 앱솔릭스 및 이번에 인수하는 ISC가 반도체 소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 박 사장은 2018년부터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글로벌 성장과 사업 발굴을 맡아 온 신규 사업 전문가로 다수의 글로벌 투자를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딥체인지 '동분서주'하는 BM혁신실
SKC는 2019년 이래로 고강도 사업재편을 진행 중이다. 그간 SKC는 SKC솔믹스 및 SK텔레시스의 사업 전환 및 합병, SKC코오롱PI 지분 매각, SK바이오랜드 지분 매각에 더해 회사의 근간인 필름 사업까지 매각했다.
이와 더불어 SK넥실리스, 앱솔릭스 등에 대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화학사에서 이차전지·반도체 소재로 변모하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조직으로는 BM혁신추진실 등이 지목된다.
BM혁신추진 관련 조직에 소속됐던 임원들 중 자회사에 내려가 SKC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 추진을 지원하는 인물들이 많다. ISC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김종우 SK엔펄스 대표도 2021년까지 SKC에서 BM혁신추진단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또 현재 SKC의 BM혁신그룹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선혁 그룹장도 ISC 경영에 관여하게 됐다.
SKC의 신규 BM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 ISC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ISC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펼치고 있는 다른 SKC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고려한 통일성있는 성장전략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엔펄스는 CMP패드, 블랭크 마스크 등 반도체 전공정 분야 제품을 생산한다. 앱솔릭스는 반도체 후공정 분야의 패키징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ISC 인수로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 ISC의 주력 제품인 테스트용 소켓은 반도체 후공정의 핵심 소모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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