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름운용, 천보 주가 출렁하자 하우스 재건 계획 '삐끗' 투자 제안 당시 주가 예상과 정반대, 풋옵션 행사 불가피 목소리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3-09-01 08:31:51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우름자산운용이 하우스 재건을 기치로 걸고 야심차게 선보인 프로젝트 펀드가 피투자 기업 주가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코스닥 상장사 천보가 발행한 사모사채(CB)에 1000억원 규모로 투자한 상품. 천보 주가는 실적 부진과 생산성 하락 등의 여파로 메자닌 발행 당시와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고꾸라진 상태다.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5분 현재 천보 주식은 보통주 한주당 15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13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며칠 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지만 2021년 말 35만원대를 오가던 떄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천보 주가는 지난 6월 10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천보 주가 하락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과 생산 가동률 하락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천보의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27억원. 1년 전 같은 기간 301억원에서 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286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다올투자증권과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천보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천보의 최근 주가 하락은 메자닌 투자자에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천보는 지난해 2월 2500억원 규모 CB와 500억원 규모 BW를 발행, 도합 3000억원을 유치했다. 아우름운용을 필두로 르네상스, 브레인, 디에스, 안다, 타임폴리오, GVA운용 등이 CB에 투자했고 NH투자증권과 브레인운용이 신기술조합을 통해 BW 물량을 매수했다.
메자닌 발행 당시 2차전지 섹터 내 천보 투자 수요는 상당했다. 그 결과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이 반영됐다.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 모두 0%였고 리픽싱 조항은 삽입되지 않았다. CB 전환가액과 BW 행사가액은 모두 31만8150원. 발행 1년 후인 올해 2월부터 사채 만기 1개월 전인 2027년 1월까지 전환 및 행사할 수 있다.
해당 CB와 BW 모두 풋옵션과 콜옵션을 포함하고 있다. 투자자는 메자닌 발행 후 3년 뒤인 2025년 2월부터 3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발행사는 발행 1년 뒤부터 만기 1개월 전까지 채권 금액의 최대 50%까지 중도상환할 권리가 주어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라면 풋옵션 행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CB 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아우름운용은 딜 유치 당시 2021년 윤상우 대표가 구 주주 지분을 대거 인수한 뒤 외부인재를 수혈하는 등 하우스 재건 작업에 주력하던 상황이었다. 복수의 금융기관에서 1000억여원을 끌어모아 천보 CB에 투자한 프로젝트 펀드 '골드러시 2차전지 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우름운용의 골드러시 2차전지 제안서에 따르면 아우름운용은 내년 초 천보 예상 적정주가를 79만원으로 추정, CB 물량의 절반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B 발행 이후 1년 이후부터 1개월 가중산술평균 주가가 전환가액 130%로 올라올 경우 보유 사채권의 30%, 150%의 경우 20%를 자동 전환한다는 장치도 마련했다.
자동 전환이 이뤄질 시 장외 거래를 통해 주가를 유지하면서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엑시트 플랜도 제시했다. 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2025년 이전 보유 CB 물량 전량을 회수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발행사는 자동 전환을 거절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발행사는 그에 상응하는 비율에 연복리 0.5% 이율을 반영해야 상환해야만 한다.
하지만 천보 주가가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빠지면서 시장에서는 풋옵션 행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우름운용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내년 초까지 천보 주가는 5배 이상 올라야 하기 때문. 증권가에선 천보의 적정주가를 30만원 안팎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발행한 CB 전환가액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펀드의 총보수는 순자산 총액의 연 1.5% 수준. 투자자 입장에서는 천보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오르지 않는 이상 원금 이상 수익은 내지 못한 채 보수만 지불해야 한다. 아우름운용은 IRR 7% 수익률 초과분의 20%를 성과보수로 취한다는 계획이다. 아우름운용의 골드러시 2차전지의 지난달 말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 9.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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