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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마른 플라이강원, 회생 해답 '고차방정식' 투자유치 실패→스토킹호스 매각 실패→공개매각 전환… 완전자본잠식에 현금은 5515만원 뿐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19 07:36:0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5: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의 엔데믹화로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의 경영정상화가 한창인 가운데 플라이강원은 재도약의 실마리를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악화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실패한 채 새 주인을 물색하는 처지에 놓였으나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플라이강원은 거점 공항인 양양공항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데다 오랜 운항중단으로 항공운송증명(AOC)도 취소된 상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도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이강원이 다시 미래를 향한 비행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제14부(이동식 부장판사)는 13일 플라이강원의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기존 10월13일에서 11월10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8월의 결정을 통해 9월15일에서 10월13일로 한 차례 연장한 데 이은 2번째 기한 변경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5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 이전부터 신규 투자유치에 공을 들였다. JK위너스PE와 1000억 규모의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단계까지 갔으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6월 회생절차가 시작된 이후로는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자 매각 방식을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법원도 이에 맞춰 회생계획 제출기한을 잇따라 연장하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플라이강원의 거점 공항인 양양공항이 항공사업 진출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양양공항을 이용한 국내선 승객은 17만6839명으로 전체 국내선 승객의 0.48%다. 14개 공항 중에서는 10번째다. 국제선 승객은 2만8408명으로 전체 승객의 0.14%에 불과했다. 8개 공항 중 7번째다. 국내선은 김포공항이, 국제선은 인천공항이 국토 중부의 여객수요를 대부분 빨아들이고 있어 양양공항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

(자료=항공정보포털)

플라이강원이 올해 5월부터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면서 항공운항증명(AOC)을 상실했다는 점도 문제다. 매각이 성사되고 증명의 재발급을 신청하더라도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선이다. 플라이강원에 앞서 2020년 운항을 중단했던 이스타항공의 경우 올해 재개까지 3년이 넘게 걸렸다.

이같은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결국 성사될 수 있다는 시선도 물론 존재한다. 가장 큰 강점은 플라이강원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운수권에 있다. 중국은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여객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여객 수요도 많아 일본과 함께 LCC들의 양대 수익노선으로 꼽힌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중국 수도 베이징과 길림성 성도 장춘, 2022년 중국의 경제 중심지 상하이와 미식의 중심지 청두 등 4개 노선의 운수권을 각각 확보했다. 하나같이 지명도 높은 노선들이다. 앞서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의 재개를 허가하면서 플라이강원이 이 노선들을 중심으로 재기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에어버스의 광동체 중대형기 A330-200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 항공화물 운송사업도 준비해 왔다. 올해 2월 국토부의 인가도 받았다. 경영난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등 전략적 준비는 착실히 해 왔다는 말이다.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 플라이양양이라는 사명으로 처음 설립됐다. 이후 2019년 10월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을 받아 11월 실질적 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듬해 닥친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제대로 사업을 해 보지도 못하고 위기에 봉착했다.

다른 LCC들 대비 업력이 짧았던 만큼 코로나19의 혹한기를 버틸 만한 체력을 비축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말 그대로 운이 없었던 셈이다. 플라이강원은 설립 이후 단 한 해도 이익을 내지 못했고 2019~2022 4년간의 누적 순손실이 775억원에 이른다.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022년 말 연결기준으로 플라이강원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515만원에 불과하다. 4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서울보증보험에 담보로 잡힌 자산으로 질권이 설정돼 있다. 함부로 손 댈 수 없다는 의미다.

자본총계 -215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를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차입금과 사채 등 149억원 규모의 이자발생부채에 대한 상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미수금은 3억원에 그치는 반면 미지급급이 180억원에 이르는 등 각종 대금 지급에 대한 압력이 과중하다. 수십억원 규모의 임금체불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의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때문에 플라이강원 최대주주 아윰(지분율 30.42%)과 주원석 대표이사(7.25%)의 구주를 매각하는 방식이 아닌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이 직접 플라이강원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하는 방식의 매각 추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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