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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쉬어가는 시기, 직원 역량·브랜드 인지도 강화 집중"(18)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 "상업은행 걸맞는 '뱅커' 육성"

프놈펜(캄보디아)=이기욱  기자공개 2023-10-26 07:32:45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있지만 모두 MFI, MDI에서 근무한 경험밖에 없다. 상업은행에 어울리는 '뱅커'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캄보디아 경제 상황 상 영업을 늘릴 시기는 아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직원 역량 강화에 많은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사진)은 현재 캄보디아 경기 침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있다. 건전성 악화, 신규 영업 축소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가 불가피 하지만 이를 미래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캄보디아 진출 이후 매년 고속 성장만을 이뤄왔던 캄보디아우리은행은 내부 체제 정비 등에 집중할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김 법인장은 현지 경기 회복 전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상업은행에 걸맞는 자체 경쟁력을 확립해 놓을 계획이다.

◇글로벌전략부 장기간 근무…상업은행 인가 등 과제 수행

김홍주 법인장은 오랜 기간 글로벌 부서에서 근무한 전문가다. 1968년 출생으로 전남 영흥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95년 처음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우리은행 글로벌전략부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과 2016년에 각각 부부장과 부장대우로 승진했다. 이후 2018년까지 글로벌영업추진부장을 지냈으며 2019년에 잠시 구리역지점장을 맡기도 했다.

2019년 12월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법인장에 선임되며 캄보디아로 처음 왔다. 이듬해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가 WB파이낸스와 합병됐고 김 법인장은 WB파이낸스 부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 1월 WB파이낸스 법인장에 선임됐다.

WB파이낸스 법인장으로서 최우선 과제는 상업은행 전환이었다. 오랜 글로벌 부문 경험을 바탕으로 인가 승인은 어렵지 않게 완료할 수 있었다. 외국자본에 대한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개방적 태도도 한몫 했다. 2021년말 승인이 최종 완료됐고 캄보디아우리은행이 상업은행으로 정식 출범했다.

보다 어려운 점은 전환 후 내부 제도 개선이었다. 상품군이나 리스크 관리 제도, 전산 시스템 등이 모두 MFI, MDI를 기준으로 구축돼 있었기 때문에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했다.

김 법인장은 "인가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며 "정해진 시간과 기준이 있어서 신청하고 기준에만 맞추면 승인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해야 할 일들, 내부규정 정리, 전산 통합, 신규 상품 출시 등이 오히려 더욱 힘이 드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상업은행 전환 후 디지털 BPR(업무 재설계,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시스템을 도입했고 기업대출 등으로 상품도 다변화 시켰다. 기업대출은 출시 후 현재까지 3000만달러(약 405억원)로 확대됐다. 전체 대출 대비 비중은 2.5% 수준이지만 조금씩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중이다.

김 법인장은 "기반 산업이 약해 공장도 많이 없고 한국계 기업도 거의 없다"며 "기업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맹점 대출 등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지점 리로케이션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서비스 마인드 강조"

최근 김 법인장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부분은 직원 역량 강화다. MFI와 MDI 업무에 익숙한 직원들을 상업은행 업무에 적응 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 법인장은 사무실 내에 연간 교육 일정을 붙여 놓고 매달 각 직급별 교육 일정, 교육 인원들을 상세히 체크하고 있다.

김 법인장은 "은행이 되면서 규정과 취급 상품, 전산 조작 등이 모두 달라졌다"며 "대부업을 하던 직원들을 은행 뱅커로 키워내는 작업으로 어느 하나를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업 자체를 통으로 바꾸는 개념"이라며 "자체적으로 교육도 진행하고 필요시 본사 연수부 파견 등 지원들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식 경영 방침이나 운영체계 시스템, 보고 체계 등도 바꿔나가고 있다"며 "특히 고객들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가 아직은 고객 친화적으로 정립이 안 돼 있어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인지도 강화도 올해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상업은행으로 새로 태어난 만큼 우리은행으로서의 이름을 알리는데 많은 재원을 투입하는 중이다. MDI 시절 주로 낙후된 건물에 있던 지점들도 하나씩 신식 건물로 이전하고 있다.

김 법인장은 "영업점 환경이 고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아웃바운드 영업을 주로 했던 특성상 구석진 건물에 지점들이 위치해 있는데 이를 눈에 잘 띄는 대로변으로 하나씩 리로케이션(Re location)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점들에 LED 광고판을 설치하기도 하고 프놈펜 시내 광고도 적극적으로 하는 중"이라며 "직원 교육, 브랜드 인지도 강화 등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다진 다음에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한 번 치고 올라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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