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자산운용업계에도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이후 꽉 막힌 리테일 채널은 여전히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10월 북클로징(장부 마감)을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펀딩이 이뤄지고 있는 섹터가 있다. 바로 메자닌(Mezzanine)이다. 건물의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인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자산을 뜻한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대표적이다.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이 꾸준한 이유는 수요와 공급 시장 양측의 니즈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기존 대출 차환 필요로 인해 기업들의 저금리 자금조달 니즈가 증가했다. 동시에 유동성 경색인 환경은 자금조달이 필요한 발행사보다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신규 발행물의 투자 조건을 정할 때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또한 주식과 채권의 중간 단계 성격을 지닌 점이 메자닌 투자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 만기 시까지 보유해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로 수익을 거두거나 일정 기간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돼 채권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낮아지는 기대 수익을 주가 상승률로 상쇄하는 등 유연한 대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메자닌 투자가 항상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는 없다. 특히나 투자심리 쏠림에 따른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공모주 하우스들은 메자닌 투자를 코스닥벤처펀드의 요건을 맞추는 데 활용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이 중 15%를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는 대신 공모주 물량 일부를 우선 배정받는다. 위 요건은 주식 외에 상장기업 및 비상장 벤처기업이 발행한 메자닌에 투자해도 충족된다.
일부 하우스에서는 자금조달이나 주가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의 메자닌까지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메자닌 전문 운용역들은 단순 종목 투자하듯 메자닌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원금회수 여부를 최우선에 두고 해당 기업의 크레딧(부채상환능력), 비스니스 모델, 지배구조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유동성이 풍부하던 몇 해 전에도 메자닌 투자가 주목받았다.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무분별하게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발행했고 투자자들은 주가 전환 후 시세 차익만 노리고 표면이자율 0%를 받으면서까지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매출 주도 성장기업과 바이오기업 등에 투자한 하우스들은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메자닌 발행사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짊어질 수 밖에 없었다.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경계해 과거 사례들이 반복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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