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등 대출자산 확대에 이어 조달력 강화를 4분기 경영전략으로 들고 나왔다.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 뒤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출자산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대율 등에도 신경을 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경영 안정성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최근 영업력 강화로 현장에서 금융사고 발생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특별히 본부장들에게 내부통제를 강화해 줄것을 지시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전국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을 대상으로 확대영업본부장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올 3분기 실적 리뷰와 4분기 경영전략 등에 대한 전체적인 경영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회의를 주재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전국 영업채널에 기업대출 활성화를 재차 주문했다. 지난 7월 취임 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건 조 행장은 불과 3달여 만에 기업대출자산을 크게 키우며 무너졌던 우리은행의 영업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BIZ프라임센터를 전국 주요 국각산단에 개소하며 기업금융 활성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 중이다. 경기도 안산 시화·반월공단을 시작으로 경남 창원공단, 인천 남동산단, 부산 녹산공단 등에 차례로 센터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대출자산도 크게 늘고 있다. 올 9월말 원화대출금은 274조2045억원으로 올 6월말 266조5368억원 대비 2.88%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부문에서 성장성이 높았다. 올 6월말 대비 9월말 기업대출 증가율은 5.0%로 전체 원화대출금 증가율 보다 약 2배 가량 높았다.


세부적으로 대기업대출이 14.04% 증가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출 3.35%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증가율은 0.40%에 그쳤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란 기조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법인 관련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 9월말 기준 132조9213억원으로 6월말 대비 1.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가운데 집단대출과 은행계정전세자금대출, 가계신용대출 등 항목의 경우 이 기간 오히려 대출자산이 감소했다.

기업금융 위주로 대출자산을 불린 우리은행은 이에 기반해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확대영업본부장회의 분위기도 좋았다는 후문이다. 4분기에도 기업금융에 계속해 드라이브를 걸어달라는 당부를 하며 성과평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확대영업본부장회의의 핵심 주제는 오히려 조달이었다. 조 행장은 4분기 조달력 강화에 신경써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 대출자산이 증가하는 만큼 예대율 안정화를 위해 예적금 등 조달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조 행장은 지난해 특판한 정기적금의 만기가 이번 4분기 대거 도래하는 만큼 이를 예금으로 전환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거듭 상승하면서 은행권 전체적으로 특판 경쟁이 벌어졌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특판을 진행했다. 저원가성수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우대금리를 앞세워 경쟁사들과 수신 경쟁을 벌였다. 조달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출영업도 정체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만기 1년 단위 적금을 많이 판매한 만큼 이번 4분기 집중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만기 도래한 적금을 예금으로 전환하거나 추가 적금 가입을 유도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조달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직원은 “기업금융 등 대출영업에 대한 당부도 있었지만 조달 측면에서 더 드라이브를 걸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며 “만기된 적금을 예금으로 유치하거나 추가 적금으로 유치하는 등 예금자들을 지속적으로 고객화 하는데 집중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 행장은 내부통제 강화를 특별히 주문했다. 최근 영업력 강화를 위해 전 영업채널에서 대고객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만큼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사전에 직원에 대한 교육과 주의를 통해 금융사고 발생을 억제하려는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