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 PF 줄였는데 '캐시카우' 안보인다 상품운용 '적자' 기록…3분기도 부동산 관련 충당금 반영
이정완 기자공개 2023-11-03 07:35:2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09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3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그간 핵심 먹거리 역할을 해온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비중을 축소했는데 다른 사업이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상반기까지는 상품운용이 캐시카우 역할을 했으나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한 탓에 해당 사업도 부진했다.◇분기 순이익 '0원'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별도 기준 363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탓에 누적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1886억원, 순이익은 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영업수익 3206억원, 순이익 798억원에 비해 각 41%, 58%씩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회사 실적은 기업금융(IB)·부동산PF 사업이 책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 이하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도 부동산PF 실적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 꼽힌다. PF 금융주선과 매입확약, 셀다운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2010년대 후반 들어 사업 비중을 크게 늘렸다. 2018년 45%였던 IB·PF 수익 비중은 2019년 51%로 순영업수익의 과반을 차지하더니 지난해 86%까지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고금리 기조가 시작되며 부동산 경기가 불황에 처하자 부동산PF 일변도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IB 분야도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등 전통 IB에 집중하고 실적 다변화를 위해 주식·채권 등 고유재산 운용 전문성을 강화했다.
상반기까지는 결과로 성과가 입증됐다. 1분기 상품운용 순영업수익은 592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의 75%를 차지했다. 2분기에도 이 사업에서 268억원을 벌어 37% 비중을 기록했다. 다만 3분기에는 상품운용 분야에서 1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운용 실적이 부진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대를 기록했으나 10월 말 현재 약 4%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증권업 3분기 업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의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 성과는 금리 방향에 다소 의존적인 편"이라며 "종합적인 영업실적 저하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F 우발채무 비중 80%대 유지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에 대해선 여전히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PF 익스포져를 줄이며 우발채무 비중을 낮추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로부터 PF 우발채무 질적 위험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를 택했다. 3분기 말 기준 PF 우발채무는 1조1203억원으로 자기자본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최근 수년간 100%를 상회했다. 2020년 말에는 137%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90%대로 낮추더니 올해 들어선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충당금 설정도 매분기 지속 중이다. 지난해 4분기 DGB금융지주 차원에서 취약 익스포저를 대상으로 특별 충당을 실시했다. 분양률이 낮거나 LTV(Loan-to-value ratio) 비중이 높은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시에 112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309억원, 2분기 125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3분기 처리한 비용은 87억원이다. 올해 들어 누적된 PF 관련 충당금은 52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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