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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유동성 확보' 머스트잇, 올해 당기순익 흑자 전망①압구정 신사옥 매각해 110억 차익, 영업이익 70% 개선 예상

이영아 기자공개 2023-11-17 08:30:45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스트잇이 올해 경기 불황을 뚫고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10여년간 흑자경영을 해온 머스트잇은 소위 명품 커머스 플랫폼 '빅3'로 불리는 발란과 트렌비의 광고선전비 전쟁에 참전하면서 2021년부터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었다. 지난 3년간(2020~2022년) 빅3가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돈은 1400억원이 넘는다.

엔데믹과 고물가에 유동성이 축소하자 명품 플랫폼을 향한 벤처캐피탈(VC) 투자금도 말라버렸다. 빅3가 투자금 대부분을 막대한 광고비로 사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치킨 게임'을 벌였다는 비판도 컸다. 이에 머스트잇은 시장침체를 타개할 카드로 펀딩이 아닌 자산유동화를 꺼내 들었다. 압구정 신사옥 매각으로 11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내공의 머스트잇, 올해 당기순익 흑전 기대

15일 머스트잇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 전년 대비 15% 감소, 영업이익 약 70% 개선, 당기순이익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매출 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영업손실이 168억원으로 전년보다 68% 늘었고, 당기순손실도 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머스트잇은 2011년 설립이래 10여년간 흑자경영을 하며 주목받았다. 덕분에 VC 투자 물꼬도 가장 늦었다. 설립 9년차에 접어들며 첫 펀딩에 나섰다. 당시 온라인 명품 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거래액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시기였다. 조용민 대표는 "기업가치 1조원 '유니콘' 등극이란 확신이 생겼고, 이를 위해선 자본시장 진출이 필수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흑자경영이 가능했던 비결은 불필요한 광고비용 지출 없이 플랫폼 자체 경쟁력만으로 고객을 10년간 락인했기 때문이다. VC 또한 여기에 주목해 투자금을 넣었다. 머스트잇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미만이었다. 거래액은 매년 80% 이상 고성장했다. 2018년 947억원, 2019년 1500억원 규모였던 거래액은 2020년 250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머스트잇의 누적 투자금은 480억원이다. △2020년 IMM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시리즈A) △2021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브릿지) △2021년 CJ ENM(시리즈B) 등이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여러 차례 투자 라운드를 거치며 머스트잇의 몸값은 4200억원까지 뛰었다.

이런 가운데 빅3간 출혈 경쟁이 점화했다. 주지훈(머스트잇), 김희애·김우빈(트렌비), 김혜수(발란)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비용 지출이 불어났다. 신사업 확장의 밑천이 될 투자금 대다수를 광고선전비로 태웠다.

머스트잇이 흑자경영 기조에서 선회한 것도 이 시기다. 공격적인 비용지출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 확보에 나섰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7%, 2022년 47%까지 치솟았다. 동시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머스트잇은 2021년 약 100억원, 2022년 약 1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머스트잇 사옥 1층 오프라인 쇼룸

◇사옥 매각 통한 유동성 확보, 공격 확장 예고

외형 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펀딩에도 나섰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빅3가 유치한 투자금은 총 1735억원에 달한다. △트렌비 680억원 △발란 575억원 △머스트잇 480억원 순이다. 투자금 대부분을 광고선전비로 태웠다. 같은 기간 빅3가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1400억원에 이른다. 투자금의 80%가량이 지출되면서 치킨게임을 향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투자 유치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펀딩이 녹록지 않다 보니 명품 플랫폼 업계는 자생 경영으로 기조 전환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트렌비는 국내 법인 구조조정과 동시에 해외 지사도 축소했다. 발란은 고정비 절감을 위해 사무공간을 줄였다.

머스트잇은 구조조정·사무공간 축소에 나서는 대신 자산유동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머스트잇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사옥을 410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머스트잇은 2021년 압구정역 인근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의 건물을 300억원에 매입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VC 업계에선 사옥 매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는 전언이다. 현 시점에서는 머스트잇의 경영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1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불과 2년 만에 11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기 때문이다.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재영입과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게 머스트잇의 구상이다. 조 대표는 "출혈경쟁이 격화할 당시 마케팅에 쏟았던 비용지출을 생각해보면 솔직히 스스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그 당시 머스트잇이 대응하지 않았다면 고객 사이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졌을 수도 있겠다 싶었고, 결과적으로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중적 인지도를 발판으로 머스트잇은 △상품 △가격 △신뢰 △고객 경험 등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오프라인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상품 소싱능력, 온라인의 강점을 극대화한 가격 경쟁력, 가품 판정에 대응하는 확실한 책임 체계 구축, 검색·탐색·배송 등 고객 쇼핑 경험의 획기적인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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