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격동의 시기…'자의반 타의반' 세대교체 금융위 중징계로 박정림·정영채 연임 불가능…오너기업은 교체 바람에도 다른 예우
김슬기 기자공개 2023-11-30 11:21:3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업계가 '자의반 타의반' 대표 교체로 인해 어수선하다. 올해 유달리 오랜기간 회사를 이끈 대표들이 변경되고 있어서다. 통상 대표가 변경된 후에는 대대적인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수반된다. 이 때문에 변화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다.그나마 한국투자증권이나 메리츠증권 등 세대교체를 이유로 후배들에게 대표직을 물려준 경우에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라임펀드 등으로 인한 금융위원회의 징계 조치 확정으로 KB·NH투자증권처럼 강제로 회사를 떠나게 되는 사례도 나오면서 아름답지 못한 이별이 됐다.
◇ KB·NH 중징계로 강제 세대교체?…박정림·정영채에 '불똥'
29일 금융위원회는 라임 펀드 등 관련 7개 금융회사(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중소기업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법 위반에 대한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 중에서도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에 대해 여타 금융사 대비 중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금융위는 이들 금융회사에 대해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펀드 판매 뿐 아니라 라임관련 펀드에 TRS(Total Return Swap)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며 "실효성 있게 통제할 내부 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만큼 임원에 대해 중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조치가 확정된 것이어서 현직 대표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KB증권의 경우 전 대표이사 뿐 아니라 박정림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제재가 확정됐다. 박 대표는 '직무정지' 3개월을 받았고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도 '문책경고'를 받는 등 중징계를 받았다. 결국 박정림·정영채 대표는 사실상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두 인물 모두 증권업계에서는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들은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40여년에 가깝게 인연을 이어나갔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박 대표의 경우 국민은행에 기반을 두고 2017년 증권 WM부문 부사장이 됐다. 2019년 대표가 됐다. 정 대표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거친 전통 IB맨으로 2018년 3월 NH투자증권의 수장에 올랐다.
◇ 세대교체 '미래에셋·메리츠·한국'…전임자 예우 다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금융위 제재 확정으로 인해 오랜기간 함께 해왔던 대표들을 강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증권사는 다소 모습이 다르다. 지금까지 대표가 교체된 곳은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앞선 곳들과는 달리 오너가 있는 곳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일정기간 예우기간을 갖춘다.
가장 빠르게 변화를 맞이한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최현만 회장이 물러나고 김미섭 부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정했다. 최 전 회장은 당장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경영고문으로 2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그는 미래에셋그룹의 대표적인 창업공신으로 미래에셋증권을 국내 최대 증권사로 키워냈다.
메리츠증권을 이끌었던 최희문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올해 이화전기의 거래정지 전에 미공개 정보를 활용, 전량 매도했다는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메리츠금융그룹에서는 금융지주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하는데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14년 최장수 CEO에서 이제는 그룹 운용부문장이 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역시 이번 인사를 통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부회장이 됐다. 사실상 신임 대표인 김성환 부사장으로 세대 교체가 된 것이지만 부회장의 예우를 받으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올해 대유플러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 파두 기업공개(IPO) 등으로 잡음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당한 시기에 세대 교체가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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