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모회사 프리미엄' ECM 핵심 경쟁력 ⑤기아차 출신 IB, 김영오 실장 IPO·유증 집중…그룹 연계와 다각화 '주문'
윤진현 기자공개 2023-12-20 08:18:22
[편집자주]
증권사의 꽃이라 여겨지는 IB 비즈니스. 진입장벽이 굳건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식자본시장과 부채자본시장에서 특화 영역을 구축해 기지개를 펴는 하우스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 역량을 차곡차곡 쌓으며 힘을 기르고 있다. 더벨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하우스들의 핵심 인력,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증권이 어느덧 자기자본 1조원을 상회하는 하우스로 성장했다. 물론 현대차그룹의 자금 수혈도 영향을 미쳤으나 연계 영업을 통한 이익 유보금 누적도 한몫했다. 주력 자회사와 시너지를 내겠다던 포부를 실현하고 있는 모습이다.대형 하우스의 터전으로 분류되는 ECM(주식자본시장)에서도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의 관계사들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IPO(기업공개) 실적을 쌓고 있다. 더불어 스팩과 유상증자 역시 공략 중이다. 키맨으로는 기아차 출신의 IB, 김영오 기업금융실장이 거론된다.
◇자기자본 1조 하우스 도약…정통 IB 육성 전략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0년 1조원을 최초로 돌파했다. 현대차증권의 전신인 신흥증권은 1200억원대의 자기자본을 기록한 소형 하우스였다. 2008년 현대차그룹의 인수 후 약 10배 가까이 외형이 성장한 셈이다.
이는 2019년 1000억원대의 유상증자와 이익 유보금 누적의 효과가 컸다. 이후 점진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올 3분기 말 기준 1조 2677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 평균치(9496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의 인수 후 생긴 변화론 ECM과 DCM(부채자본시장) 사업 확장이 꼽힌다. 전신의 경우 리테일 중심의 사업구조였기에 트랙레코드를 쌓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끝에 IB사업부문 역시 꽃을 피울 수 있었다.
현대차증권의 ECM팀은 올해 총 308억원의 주관실적을 쌓았다. 2020년에 795억원의 최대 실적을 낸 후 생긴 주관실적 공백을 깬 모습이다. 직상장과 스팩, 그리고 유상증자 모두 매진한 결과다.
연초부터 자동차 부품 기업인 한주라이트메탈으로 포문을 열었다. 2021년 9월 주관 계약 후 약 1년 2개월 만에 상장을 마무리했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그룹의 증권사로서 모빌리티 IPO 성과를 적극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 출신의 IB인 김영오 기업금융실장이 관련 지식을 갖추고 있는 만큼 확실한 강점이 있었다. 기업 실사는 물론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최적의 조달 전략을 내세울 수 있었다.
올해도 현대기아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두 기업과 주관 계약을 맺었다. 카네비모빌리티(옛 카네비컴)와 아센텍의 대표주관 계약을 성사했다. 두 기업 모두 자동차용 부품,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유상증자 이어 스팩상장도 '집중'…김영오 실장 적극 '주문'
IPO에 이어 유상증자 시장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쌓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 뿐 아니라 조달 수요가 많은 바이오기업의 유상증자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신뢰 관계를 쌓아 대표 주관 기회를 얻는 경우도 생겼다.
나노분야사업과 전자부품사업을 영위 중인 레몬이 그 예시다. 2020년 레몬의 코스닥 상장 당시 현대차증권은 인수 업무를 맡았다. 이후 약 3년 만에 진행한 주주배정 후 일반청약 방식의 유상증자에서 단독 주관의 기회를 얻었다.
이는 ECM팀 실무진이 IPO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관계를 쌓아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레몬은 일반공모에서 32.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실권주 없이 발행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근 ECM팀이 다시금 집중하고 있는 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 시장이다. 스팩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직전인 2011년 에이치엠씨아이비제1호 스팩의 합병을 완수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화신정공이 그 예다.
시장이 선도주자였던 셈인데 2018년 3호와 본느의 합병을 성사한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에 4호와 5호 모두 청산을 마쳤다. 5호 스팩과 레보메드의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를 받던 도중 결국 심사 철회를 택한 여파가 컸다. 보유스팩 2건의 청산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올 10월 6호 스팩을 올리며 다시금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6호 역시 공모액 80억원대의 중소형 스팩이다. 아일럼인베스트먼트가 발기인으로서 58%의 지분을 보유했다. 통상적으로 공모액 대비 최대 20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기업과 합병을 추진하는 만큼 800억~1600억원대의 합병법인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은) 스팩 밸류에이션 자율성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않았던 2010년대부터 스팩 합병을 시도했다"며 "중소형 하우스로서 발행사의 상황에 맞춘 조달책을 택하고자 다각화를 꾀하는 모습"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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