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vs KCGI] 법정다툼 일단락 가능성, 경영권 방어 조력자 '김앤장'가처분소송 2건 대리인, 한진그룹 이어 '수성' 성과
김경태 기자공개 2023-12-27 10:45:3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과 KCGI가 DB하이텍 지분 거래를 논의하면서 양측이 진행하던 법정다툼도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DB그룹과 KCGI가 합의에 이르게 되면 소송 진행이 사실상 무의미해진다.DB그룹이 KCGI의 공세를 견뎌내면서 조력자 역할을 한 김·장법률사무소(김앤장)의 '경영권 방어' 자문 역량이 재확인됐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김앤장은 KCGI가 제기한 2개 소송에서 DB하이텍을 대리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도 KCGI의 반대편에서 공세를 막아낸 사례가 있다.
◇김앤장, 2개 가처분소송서 DB하이텍 대리인 활약…PEF 속성 꿰뚫어
DB그룹은 현재 KCGI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 인수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KCGI가 올 3월 30일 DB하이텍 지분 매집을 발표한 뒤 9개월 만이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재계·법조계는 진행 중이던 소송전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GI는 올 6월 9일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통해 DB하이텍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 2건을 제기했다. 당시 DB그룹은 KCGI가 지분 매입 사실을 알린 뒤에도 눈에 띄는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KCGI는 소송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신청서 등 2건 소송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진행됐다.
DB하이텍은 올 6월 21일 소송대리인으로 김앤장을 선임했다. 김앤장은 같은 달 29일 2개 소송의 심문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KCGI의 공세를 저지하는 행보를 보였다.
소송이 지연되는 것은 KCGI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KCGI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DB그룹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펀드 내부수익률(IRR)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수익을 높일 필요가 있다.
김앤장은 국내 1위 로펌으로 송무뿐 아니라 인수합병(M&A) 분야에서도 압도적인 선두다. 더벨이 집계하는 M&A 법률자문 리그테이블에서 매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PEF 운용사들에도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PEF 투자의 속성을 꿰뚫고 있다.

소송 2건에 대해선 여전히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신청 가처분 소송의 경우 올 8월 10일 심문기일이 열려 종결됐다. 선고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회계장부 등 열람 가처분 소송 역시 마찬가지다. KCGI를 대리하는 대륙아주는 올 8월 31일 법원에 신청 취지 및 신청 이유 변경서를 제출했다. 이에 김앤장은 올 9월 7일 준비서면 제출 기한 연장 신청서를, 10월 23일에는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냈고 시일이 뒤로 미뤄졌다.
대륙아주와 김앤장은 올 11월 23일 각각 참고자료와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이달 들어서도 양측은 참고서면과 준비서면을 내는 등 재판은 지속되고 있다.
◇김앤장, 한진 이어 DB그룹 '경영권 방어' 일가견 과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회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실제 김남호 회장에 가까운 관계자들에 따르면 KCGI가 등장한 뒤 김 회장은 조 회장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전언이다.
재계서는 김앤장이 DB하이텍의 소송대리인을 맡게 된 것도 김 회장의 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앤장은 과거 KCGI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을 때 조 회장 측을 자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진그룹에도 많은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조 회장은 경영권을 지켰고 KCGI는 물러났다.
DB그룹과 KCGI가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앤장은 경영권 방어 분야 경쟁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게 됐다. DB그룹이 KCGI가 등장한 이후 대규모 자금을 지출하는 등의 타격이 없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공개매수 등이 발생하면서 재계에서는 긴장감이 커진 상황이다. 김앤장이 한진그룹에 이어 DB그룹 방어에도 일조하면서 향후 관련 자문 기회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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