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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DX부문 첫 실적·후속인사 '고차방정식'상호관세 태풍·LCD 수급 이슈 본격화…임원 변화도 불가피, 대응 방안 '과제'

김경태 기자공개 2025-04-07 08:00:05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무대행에 임명된 직후 글로벌 시장을 둘러싼 고민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DX부문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의 대응도 중요해졌다.

실적에 더해 인사도 고민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DX부문 후속 인사가 조만간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일단 당면한 과제에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시기를 조율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상호관세 후폭풍' 노태문 체제 DX부문, 시작부터 '험난'

삼성전자는 이달 1일 수시인사를 단행해 노 사장을 DX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MX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을 겸직한다고 밝혔다.

노 사장이 DX부문의 수장이 된 뒤 곧바로 글로벌 사업 변수가 커져 적기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인사는 고 한종희 부회장이 별세하면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노 사장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 급격히 전개되고 있다.

우선 상호관세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달 2일 오후 4시(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한국은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가 추후 공개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적시됐다. 백악관은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글로벌의 공장 역할을 하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중국은 기존 관세율 20%에 더해 34%를 부과해 합산시 54%다. 베트남은 46%, 태국은 37%, 인도는 27%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할 당시 백악관이 공개한 국가별 도표. 한국은 25%로 기재됐지만 추후 공개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적시됐다. 백악관에서는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X부문 입장에서 가장 고민을 키운 대목은 베트남에 대한 고관세 부과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매긴 것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베트남을 수출 우회 경로로 활용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베트남을 차기 생산거점으로 택했다. 작년 삼성전자의 주요 베트남 법인 4개사(SEVT, SEHC, SEV, SDV)의 총매출은 625억달러(약 91조6000억원)이다. 이중 수출은 544억달러(약 79조8000억원)인데 베트남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한다.

노 사장이 평생 담당해온 스마트폰의 경우 베트남 박닌, 타이응우옌, 호찌민 등 3개 지역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연간 2억대의 생산량 중 약 50%를 베트남에서 만들었는데 상당수 물량이 미국 시장에 공급됐다.

호치민시 하이테크 파크(SHTP)에 있는 SEHC 공장은 2015년 완공됐다. 2016년부터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각종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DA사업부의 핵심 생산기지다. 만들어진 제품은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물론 기회 요인도 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데 고율 관세로 역시 타격을 입게 됐다. 또 북미 시장에서 경쟁하는 LG전자 역시 베트남, 멕시코 등에서 가전을 생산하고 있어 사실상 동일한 입장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는 모습(출처: 백악관 X 공식 계정)

◇LCD 수급 불확실성 증대, DX부문 후속 임원 인사 전망 속 신중론 '고개'

노 사장이 이달 1일 DX부문장으로 취임하던 때 최원준 사장을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DA사업부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를 냈다. 고 한 부회장이 DX부문장과 DA사업부장을 겸직하고 있던 점을 고려한 인사다.

전자업계에서는 부문장, 사업부장급 리더십이 재편되면서 조만간 수시 임원인사를 통해 포메이션을 재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MX사업부장 출신이 처음으로 DX부문장이 된 만큼 큰 폭의 변화를 예상하는 시선도 나왔다.

삼성전자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VD사업부 소속 임원은 용석우 VD사업부장을 비롯해 54명이다. DA사업부는 문종승 개발팀장(부사장) 등 12명이다.

다만 새로운 DX부문장 대행 체제가 출범하자마자 글로벌 시장에서 잇달아 이슈가 발생하면서 총력 대응이 중요해진 상황이 됐다. 갑작스레 큰 폭에 인사가 나오면 한시라도 급박한 상황에서 인수인계 등으로 인해 즉각적인 대응에 물리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전에도 삼성전자 DX부문에 불확실성을 키울 이슈가 발생했다. TCL은 이달 2일 뉴스룸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8.5세대 LCD 라인이 전날(1일) 자회사 CSOT(차이나스타)로 공식 이전됐다고 밝혔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작년 9월 발표했던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CSOT에 매각하는 거래를 발표했다. 매매금액은 108억위안(약 2조300억원)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번 인수로 CSOT의 글로벌 대형 LCD 시장 점유율(면적 기준)이 기존 19.3%에서 22.9%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삼성전자 VD사업부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X부문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7조5825억원이다. 전년 대비 29.3% 뛴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TV·모니터용 패널을 중국 CSOT, 대만 AUO 등에서 공급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과거 LCD 패널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LCD 공장 매각이 순항할지 주목해왔다. 거래가 큰 탈 없이 진행되면서 중국업체들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더 커지게 됐다. LCD 패널 수급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가격 협상력 유지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여기에 상호관세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DX부문 앞에 놓인 불확실성이 커진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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