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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한미약품 '통합그룹' 탄생]한미 오너가, 7000억 투자유치 대신 통합 결정 '막전막후'IMM·KDB·스톤 컨소와 막판 협상 지지부진, 통합 실무 협상 일주일만 '급물살'

감병근 기자공개 2024-01-16 08:12:1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는 상속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투자자들과 투자유치 논의를 진지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을 이유로 막판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됐고 결국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각 오너가 보유한 지분의 현물 출자 및 신주 발행 등을 통해 두 기업을 통합하기로 약정했다.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투입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취득하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 실장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구조다.

국내에 전례가 없었던 이종산업 그룹간 통합이지만 관련 논의는 단기간 내에 신속히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그룹 측이 OCI그룹과 통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건 작년 4분기부터다. 다만 관련 실무는 이달 12일 발표일을 기점으로 이전 일주일 동안 급물살을 탔다는 후문이다.

송 회장과 임 실장은 상당기간 외부 투자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두 사람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초까지는 수 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작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등으로 두 사람의 지분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지원군으로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IMM인베스트먼트, KD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과 함께 PE 연합을 구성했다.

PE 연합은 한미사이언스에 약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송 회장과 임 실장에 더해 송 회장의 두 아들인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지분까지 매입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오너가 전체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신약 개발자금까지 지원하려 했다.

하지만 임종윤, 임종훈 사장은 빠지고 송 회장과 임 실장 지분만 매입하는 쪽으로 투자구조가 결정됐다. 임종윤 사장은 별도로 코리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임종훈 사장은 상속세를 상당 부분 납부했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단독투자를 진행할 때도 두 사장의 지분은 매입대상에서 빠졌다.

다만 이러한 방안은 출자자(LP)들의 동의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LP들은 오너가 지분을 골고루 매입하지 못할 경우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출자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PE 연합 측 행보가 지지부진하자 송 회장과 임 실장 측은 함께 고려하고 있던 OCI그룹과 통합 방안을 선택했다. 상속세를 분납하는데 활용한 주식담보대출 중 상당 부분이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해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았다. 이번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도 “OCI와 통합이 여러모로 가장 낫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연초부터 급속도로 진행된 통합 실무 과정은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는 변호사로 기업 지배구조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여기에 김앤장, 세종 등 대형 로펌 2곳의 지원을 받으면서 이번 통합과 관련된 문제를 단기간에 풀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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