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OCI-한미약품 '통합그룹' 탄생]OCI '모태' 화학사업 입지 좁아질까베이직케미칼·카본케미칼 매출 비중 과반, 주력 사업 교체여부 관심

김위수 기자공개 2024-01-17 07:21:4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바라보는 신사업은 줄곧 '제약·바이오'였다. 2018년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2022년 부광약품 인수까지, 이 회장이 직접 부광약품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과가 좋지만은 않았다. OCI그룹으로 편입된 부광약품은 2022년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1~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은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간의 통합이라는 대형 승부수를 던졌다. 제약·바이오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오너가 직접 제약·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적극적으로 사업 진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룹의 많은 자원과 역량이 제약·바이오 분야에 쏠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변동성 큰 화학사업, 돌파구 찾아온 OCI

OCI그룹의 사업 영역은 베이직케미칼·카본케미칼·에너지솔루션·도시개발·기타로 구분된다. 매출 비중으로 봤을 때 OCI그룹의 모태인 화학 부문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1~3분기 OCI홀딩스의 매출 중 37%가 베이직케미칼 부문에서, 16%가 카본케미칼 부문에서 창출됐다. 전체 매출의 53%가 화학 관련 사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화학산업은 경기 상황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의 표본이다. 고도화된 제품 개발이나 규모의 경제 구축을 통한 원가 절감과 같은 요인들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기는 하지만 수익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시장상황이다. 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이 큰 OCI 역시 지난 10년간 적자와 흑자를 반복해 왔다. 2013~2015년에는 영업손실을 내다가 2016~2018년에는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후 2019~2020년에는 다시 적자를, 2021년 이후에는 다시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실적 롤러코스터'를 이어가며 2022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지만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시장상황에 그룹의 실적을 맡기기에는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크다. 게다가 화학·소재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이 물량 공세를에 더해 기술력을 고도화하며 국내 화학사들을 위협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 회장은 이런 배경에서 신사업에 대한 고민을 오랜기간 이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는 화학 사업 증설 등과 관련된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OCI는 2018년 2817억원의 CAPEX를 집행했지만 2020년에는 CAPEX 규모가 76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CAPEX는 971억원과 2340억원이었다. 시설투자 비용을 확대해 경쟁력을 제고하기보다는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OCI그룹 화학 사업 입지는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331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주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기 전인 2022년 OCI의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은 4조6173억원이었고, 이중 바이오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계산된다. OCI그룹은 한미약품그룹을 품에 안으며 이 회장이 점찍은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부문의 존재감을 단숨에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단 한미약품그룹의 실적 등을 고려해도 베이직케미칼·카본케미칼 등 화학 사업이 OCI그룹의 가장 큰 매출원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화학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기반으로 바이오 신사업에 투자하는 형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에서 성과가 확대됨에 따라 OCI그룹의 중심 축이 바이오로 서서히 옮겨가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직접 신사업을 점찍고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룹의 한정된 리소스 중 상당 부분이 바이오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리스크 분산이나 실질적인 현금 창출을 위해서라도 기존 사업의 경쟁력 유지가 필요한 만큼 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간 통합'이라는 낯선 접근법을 취하기는 했지만 OCI가 한미약품그룹과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은 성장성 확보를 위해서다. OCI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사들 전반적으로 본업만으로는 앞으로 사업 확장에 있어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SK·LG·롯데 등 그룹의 석유화학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유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OCI가 택한 방식이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신사업 진출이라는 측면 자체는 크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