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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2024 1차 정시출자]GP 개수 명시 안 한 중진계정, VC업계 '볼멘' 소리LP풀 넓은 대형사 유리한 구조 지적…촉박한 접수기간도 '눈총'

이기정 기자공개 2024-02-07 11:15:07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1차정시 중진계정 출자사업에서 분야별 선정 GP(위탁운용사)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면서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하우스에 출자액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모태펀드가 출자금 분배 과정에서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근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6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24년 모태펀드 중기부 소관 1차정시' 출자사업에서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분야 자조합별 출자액은 100억~200억원으로 정해졌다. △루키리그 △창업초기 △청년창업 △여성기업 △재도약 △소재부품장비 △임팩트 등 분야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스케일업·중견도약과 지역AC세컨더리 분야는 각각 250억원, 50억원으로 자조합 출자액이 정해졌다. 추가로 라이콘 분야는 10억~100억원, 지역창업초기 분야의 경우 10억~30억원 수준에서 출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중진계정 출자사업에서 자조합별 선정 GP수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실제 2020년부터 3년 동안 진행된 정시 출자사업에서는 모두 선정 GP수가 정해져 있었다. 또 지난달 공고된 문화·영화·해양계정의 출자사업에서도 선정 GP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이같은 변화를 준 배경은 정해진 예산 내에서 보다 유동적으로 GP를 선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발빠른 자펀드 결성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GP의 최소결성액 부담을 낮추겠다는 시도다.

VC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각각의 GP가 모아야 하는 최소결성액이 정해져 있어 자금 모집이 완료되지 않으면 조합 결성이 어려웠다"며 "모태펀드에서 출자액 규모를 러프하게 설정해 최소한의 펀딩만 가능하다면 펀드 결성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마냥 달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GP가 원하는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통상 모태펀드를 앵커LP로 펀드를 결성하는 경우 모태펀드 출자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출자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업계는 재량권이 높아진 모태펀드가 공정하게 출자액을 배분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모태펀드는 심사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LP가 있을 경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데 민간LP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대형 하우스에 출자액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형 VC의 한 대표는 "모태펀드가 출자액을 늘려 민간LP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결국 민간LP를 확보한 곳에 더 많은 출자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이제 막 펀딩을 시작한 하우스는 시작부터 페널티를 안고 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VC가 제안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모태펀드는 지난 5일 오후 출자사업을 공고한 후 약 2주 후인 이달 20일 중진계정 접수를 마감한다. 지난해 동일계정 1차정시에서 3주 이상의 시간을 준 것과 비교하면 1주일 이상 준비 기간이 단축됐다. 이 기간 설 연휴가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시간적 여유는 더 촉박하다.

또 다른 중소형 VC 대표는 "접수 기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펀딩 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복수의 출자사업에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준비 시간이 부족해 하나만 준비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P 선정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LOI(투자의향서)나 LOC(투자확약서)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설 연휴가 끼어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LP풀이 상대적으로 넓은 대형 하우스가 출자사업에 유리한 환경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은 2주 동안 VC간 눈치보기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P 확보 경쟁과 상대적으로 큰 하우스들이 어떤 출자사업에 지원하는지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VC업계 관계자는 "모태펀드가 출자액을 크게 늘렸다고 강조하지만 모펀드에 출자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와 특수성을 가진 분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1차정시 이후 진행되는 수시출자 사업에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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