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겨냥 프로텍, 미국시장 확대 역점 자본시장법 위반 대표 기소, 펀더멘탈 회복 요소 상존
이우찬 기자공개 2024-04-15 08:25:1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5: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순항하던 프로텍 주가가 최근 급락했는데요. 최승환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영향으로 분석됐습니다. 4월을 제외하면 1분기까지 주가는 순조로운 흐름이었습니다.
프로텍 주가는 지난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요. 9일에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요. 지난 3일 검찰이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 위반을 이유로 최 대표와 김모 임원, 프로텍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시장에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최 대표 등이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기재하지 않았고 중요 사항의 기재, 표시가 누락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뉴스는 주가를 누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장 마감 후인 3일 오후 5시32분 범죄 기소 사실이 공시됐고 4일 주가는 17.8%까지 빠졌습니다. 다만 이날 종가는 6.6% 하락한 4만6000원에 마감됐죠.
기소 사실이 공시되기 전까지 주가 흐름은 괜찮았는데요. 지난달 27일 종가 5만1000원으로 5만원선에 회복했죠. 4월1일 종가는 5만2200원이었습니다. 지난달 2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한 모습이었네요. 최근 흐름을 요약하면 5거래일 연속 상승, 5거래일 연속 하락이었습니다. 프로텍의 52주 최저가는 2만2400원이고 최고가는 7만900원입니다.
◇Industry & Event
1997년 9월 설립한 프로텍은 2001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1998년 반도체용 디스펜서 장비를 국산화한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로 평가되는 강소기업이죠. 반도체 패키징 이외에 LED 패키징, 카메라 모듈 조립 등 분야에서 공정별로 대응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 국내외 주요 기업에 공급하며 성장해왔습니다.
지난해 기준 디스펜서 매출 비중은 60% 정도로 파악되는데요. 다이본더, 레이저 리플로우, 솔더볼 어태치 등의 장비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국내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후공정(OSAT) 업체로 암코, ASE, 스테트칩팩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프로텍은 전방 산업인 반도체가 지난해 일제히 감산기에 들어가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는데요. 지난해 매출은 1561억원으로 전년보다 22% 감소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174억원으로 71% 급감했고요. 올해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프로텍의 실적 회복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Market View
가장 최근 증권사 리포트는 지난 2월26일에 나왔습니다. 부국증권의 엄태웅 연구원은 올해를 외형 확장과 이익 반등 구간이라고 요약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하반기 주요 고객사인 메이져 OSAT 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본격 수혜가 전망된다"며 "연결 자회사 피엠티(프로브카드), 피앤엠(자동화공압 부품) 등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매출을 2191억원,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예상했는데요. 매출은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수치이고 특히 영업이익이 172% 늘어났습니다. 엄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6일 리포트에서 "주력 고객사인 글로벌 OSAT 기업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캐파 투자에 프로텍의 신규 장비 수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연결 실적으로 매출 2363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을 예상했네요. 부국증권보다 더 공격적인 예측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표주가 6만원을 유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프로텍의 키맨은 창업주인 최승환 대표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29.9%로 최대주주로 있습니다. 1955년생으로 용문고를 졸업한 최 대표는 1997년 9월 설립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죠. 프로텍 종속기업인 산업용 전자기기 개발 기업 제조프로텍엘앤에이치에서 대표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키맨으로는 2인자인 이원호 전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청주기계공고 출신으로 1968년생인 이 전무는 현대전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스크린 프린터 생산 기업인 미나미와 자동화 공압부품 판매 기업 피앤엠에서 이사를 겸직할 만큼 중용되고 있죠. 두 기업은 프로텍의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돼 있는 곳입니다.
더벨은 9일 오전 프로텍 쪽에 연락을 했는데요. 최근 검찰 기소와 주가, 경영 전략에 관해 문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IR 담당자는 "최 대표와 직접 통화하기 어렵다"며 "검찰 기소의 경우 2년 전 증권선물위원회의 이행 조치 요구에 따른 후속 공시일 뿐이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프로텍 측은 외부 감사인 지정 2년과 담당임원 해임 등의 시정조치를 이행했다는 입장인데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프로텍 법인은 5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냈고 최 대표와 담당임원의 경우 각 5130만원씩 별도 과징금을 물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R 담당자는 대표 기소 공시 이외에 반도체 사업 전략에 관해 추가 설명을 했는데요. 기업 펀더멘탈과 직결돼 있는 긍정적인 내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 따르면 프로텍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레이저 본더를 올해 말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레이저 본더 기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7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었죠. 신제품 납품에 이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IR 관계자는 이에 관해 "대만 후공정 업체에 데모 설비를 납품하고 채택이 이뤄져 양산까지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습니다. 레이저를 통해 반도체 칩을 붙이는 장비가 레이저 본더인데요. 신제품 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화에 만전을 기할 계획입니다.
프로텍이 삼성전자와 TSMC와 함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강자로 꼽히는 I사의 공급 기업으로 선정되며 시장을 확장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 IR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I사의 반도체 후공정 1차 벤더로 선정되면서 디스펜서 침투 시장을 확대했다"며 "시장을 지속해서 넓혀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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