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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신중했던 공모채 전략…'오버부킹' 마침표 작년 10월 미국 장기국채 금리급등에 연기...모집액 3배 몰려 '전화위복'

손현지 기자공개 2024-03-04 18:23:4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 에코프로비엠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에 달하는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기관들의 충분한 수요에 24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10월 공모채 발행을 시도했다가 수요예측 직전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회사채 시장이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여파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던 터라 한 발 물러나 시장 상황을 주시해왔다. 4개월여 만에 시장을 다시 찾아 넉넉한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대규모 투자자금 마련 목적, 회사채 '조달루트' 확보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1200억원 회사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4200억원에 달하는 기관 투자수요를 확인했다. 트렌치별로 1.5년물은 500억원 모집에 2420억원, 2년물은 700억원 모집에 178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금리 수준도 만족할 만하다. 공모 희망금리로 개별 민평에 -30bp~+30bp를 더해 제시한 에코프로비엠은 1.5년물 -12bp, 2년물 -5bp에서 신고액 기준 물량을 채웠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다. 현재 발행사와 함께 최대 24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 예정일은 내달 8일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채무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1200억원 중 800억원은 채무상환, 나머지 400억원은 매입대금 지급 등 운영자금에 각각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19년 상장 이후 줄곧 은행 차입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차입전략에서 은행 대출 의존도는 90%가 넘는다.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건 지난 2021년 7월로 최근의 일이다.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 차입 채널을 다각화하려는 목적이다.

오는 2026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국내 23만톤, 북미 18만톤, 유럽 14만톤 등 총 55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CAPEX가 예정돼 있다. 공장 증설에만 4조원을 투입하고 전구체에 2조7000억원, 수산화리튬, 재활용에 1조원 등 총 7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번 발행을 계기로 향후 회사채 시장을 지속적으로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외부 차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안정적인 조달 루트가 필요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받은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에코프로비엠 생산능력 확장계획

연초 효과 회사채 시장 적극 공략, '흥행 성공'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10월에도 한 차례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당시은 SK증권과 한국투자증권과 주관계약을 맺고 총 300억원 규모로 조달계획을 세워나갔다.

에코프로비엠이 작년 10월께 발행을 계획했던 건 연초 수급쏠림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반기 금리 인상기조가 지속되자 기업들마다 이듬해(2024년) 상반기로 조달계획을 미루기 바빴다.

마침 신용등급 상향 호재도 있었다. 지난해 5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 BBB+(긍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기자동차(EV) 시장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주관사단과 킥오프 회의까지 마쳤지만 예상치 못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 여파로 발행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지표다.

아무리 2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우호적인 상황일지라도, A급 신용등급으로선 무리라고 판단했다. 향후 자본적지출(Capex)을 확대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을 찾아야 할텐데, 공모채 시장에서 미매각 꼬리표를 다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소재회사인 에코프로가 지난 2016년 양극재 사업만 떼어내 물적분할 형식으로 설립한 회사다. 리튬이온 2차전지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High Nickel)계 양극 소재를 생산한다. 양극재 생산능력 기준으론 세계 2위다.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인 에코프로와 6개의 주요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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