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은 지금]남는 돈 없다…경영 전략 어떻게 바뀔까③결산배당 전년 대비 감소…비용 효율화 작업 본격화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4-03-18 07:40:17
[편집자주]
한온시스템의 현 상황은 '8조 대어'로 불리던 지난 시절과 대비된다. 한때 두 자릿수에 육박하던 이익률은 2%대로, 주가는 3분의 1쯤인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전성기가 지나간 듯한 상황에서도,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 글로벌 사모 펀드는 한온시스템 인수 가능성을 물밑에서 검토했다. 과연 어떤 점에 매료됐고, 어느 부분의 성과를 끌어올리려는 걸까. 더벨은 한온시스템을 둘러싼 사업적, 재무적 현안을 집중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잉여현금흐름이 수년째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곳간에 남아 있는 현금을 의미하는 잉여현금흐름이 음수라는 건, 그만큼 한온시스템의 투자·배당 여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최대주주 한앤컴퍼니는 엑시트가 목적이다. 차익 실현과 자금 회수가 급한 입장에서 이런 경영상황은 적절치 않다. 지난해 한온시스템 공동 대표이사(CEO)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을 앉힌 것도 재무 개선의 시급성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다.
◇이자 내기도 벅차…"더 줄이긴 어려울 것"
한온시스템은 올 초 2023년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68원, 총 369억2894만원을 풀겠다고 밝혔다. 주당 90원, 총 480억3015만원을 지급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결산배당 기준으로 보면 2015년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배당의 원천이 되는 잉여현금흐름이 2021년 -1691억원, 2022년 -4453억원, 2023년 -4010억원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순이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설비투자를 6000억원 안팎으로 유지 중인 탓에 쌓이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최대주주(50.5%)인 한앤컴퍼니의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 이듬해인 2016년부터 2023년 사업연도까지 배당금으로만 약 63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특히 2021년에는 104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언뜻 보면 많아 보이지만 '대출 이자' 내기에도 벅차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대금 2조8400억원 중 1조7200억원을 대주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 금리가 4%대 초반 수준으로 알려져, 매년 이자로만 700억원가량을 갚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출금 이자가 밀릴 수도 있어 배당을 더 줄이기는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2026년 만기 도래…재무적 역량 펼칠 환경 조성
한앤컴퍼니는 투자금 회수가 필수적인 사모펀드다. 현재 대출 만기가 2026년으로 설정돼 있어 그 전후로 엑시트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한온시스템의 덩치를 키워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마그나 유압제어 부문을 1조4000억원에 인수(2019년)하고, 미국 조지아주 등에 신규 공장을 짓는(2023년) 시도가 대표적이다.
이제부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가령 한온시스템의 운전자본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투자나 배당으로 나가는 돈까진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운전자본 부담을 낮춰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식의 재무 전략이 요구된다.
지난해 한온시스템 공동 CEO가 전략통에서 CFO 출신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사장(사진)으로 바뀐 것도 이런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 라마찬드란 사장은 유동성에 여유가 없는 현 상황을 감안해 현금 관리와 더불어 비용 효율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마찬드란 사장은 2015년부터 등기임원에 올랐던 인물이다. 한앤컴퍼니의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 과정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평가다. 고금리 시대가 올해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자금 확보 등에서 재무적 역량을 충분히 펼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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