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스타트업 돋보기]씨너지, 글로벌 환경 원자재 소싱력에 VC '러브콜'①REC·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 세계 47개국 커버리지…운영 2년차 76억 투자 유치
구혜린 기자공개 2024-03-19 09:07:40
[편집자주]
전세계적으로 폭염, 한파, 가뭄 등 이상 현상이 빈발하면서 인류는 '기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배출 절감 등 기후 변화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글로벌 자본이 몰리기 시작한 배경이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대부분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않은 초기기업이라 벤처캐피탈(VC)의 투자 비중이 높다. 글로벌 전체 투자 시장의 12% 비중을 차지한다. 더벨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사업 현황, 자금조달 이슈, 미래 청사진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년 간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RE100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RE100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화석에너지원이 아닌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하잔 캠페인이다. 구글, 애플 등 기업이 협력사들에 RE100을 요구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수요가 폭증했다.이 가운데 환경 원자재 거래 플랫폼 운영 스타트업 '씨너지(CnerG)'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씨너지는 국제 REC 및 탄소배출권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환경 원자재를 소싱할 수 있는 능력과 블록체인 시스템 기반 거래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플랫폼 운영 2년차임에도 벤처캐피탈(VC) 등로부터 76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3억3500만원짜리 태양광 REC' 매매 중개한 플랫폼
씨너지는 2020년 모건스탠리 출신 진용남 대표가 창업한 환경 원자재 거래 플랫폼 운영사다. 법인 설립 시점은 2020년 3월이지만, 플랫폼을 상용화한 건 약 3년 뒤인 2022년 12월이다.
전세계 다양한 환경 원자재를 소싱해 선구매하고 상품을 갖춰 판매하는 일종의 '폐쇄 플랫폼' 성격을 띄고 있다. 플랫폼 운영 초기에는 REC가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탄소배출권으로 상품을 확대하면서 서서히 거래 비중이 다변화되고 있는 상태다.
씨너지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글로벌 수요 때문이다. 환경 원자재 거래 플랫폼 운영사는 미국, 호주, 유럽을 중심으로 5곳이 있다. RE100이 국제 규범이 되기 전까진 각 운영사는 각 지역의 수요와 공급에만 대응했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의 RE100 달성이 사실상 의무화되면서 이들의 REC 직거래 수요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은 1기업당 최소 세계 20여곳에 진출해 있는데 진출 지역의 REC가 요구되기에 '세계 다양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셈이다.
씨너지는 소싱이 어려운 상품을 한 데 모으는데 천착했다.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은 REC 자체가 희소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파편화된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기존 사업자가 집중하지 않은 곳이다. 씨너지는 세계 47개국에 전문 파트너를 두고 이들 국가 상품을 소싱해 마켓 플레이스를 갖췄다. 싱가포르는 법인을 별도로 두고 있다. 지난해 플랫폼 내에서 최고 거래가에 랭크된 것은 싱가포르 태양광 REC(약 25만4000달러)다.
블록체인 기술로 거래 효율성도 높였다. 환경 원자재 거래는 다국적 기업이란 특정 소수를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다. 이 거래를 문서상으로만 하면 손바뀜이 있을 때마다 검증 단계를 별도로 거쳐야 하며 많은 비용도 수반된다. 씨너지는 데이터의 불변성을 보증하는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권이 탄생부터 소멸까지 단계 중 어디쯤에 있는지 추적할 수 있게 했다. 각각의 유통 단계마다 이력 추적 능력(traceability)을 갖춘 것이다.
◇'떡잎 알아본' VC, 초기 투자…프리A 브릿지 펀딩 'ing'
씨너지의 소싱 경쟁력을 눈여겨본 기관들은 선제 투자를 단행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와 하나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BNK벤처캐피탈, 히스토리벤처투자 등이 2022년 프리A 라운드에서 40억원 규모 투자금을 베팅했다. 씨너지 플랫폼이 상용화되기 전 단계에 초기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지난달 한화투자증권과 퀀텀벤처스코리아, SGC파트너스-DSN인베스트먼트,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등으로부터 30억원 규모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프리A 브릿지 펀딩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씨너지가 국내 유일한 환경 원자재 거래 플랫폼 운영사라는 점, 크로스보더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아시아권에서 급성장 하고 있다는 점에 기반해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단 후문이다. 진용남 씨너지 대표는 "환경 원자재 시장이 성장한다는 데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며 "매출 증대를 위해 브릿지 투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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