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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배상 후폭풍]배상안 발표, 새 이사회 구성되는 3월말 이후⑤배상안 시뮬레이션, 당국과 교감은 없어…정기주주총회 이후 논의 본격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4-03-21 13:04:07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의 홍콩 H지주 ELS 배상안이 발표되면서 판매사들이 느끼는 압박도 커졌다. 당국이 나서 배상을 권고하는만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내부적 부담이 크다. 매번 소비자피해를 배상하면 향후 상품 판매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떠안아야할 유무형적 부담도 상당하다. 장기로 예상되는 배상 기간에 따른 영업력 타격도 불가피하다. ELS 배상안에 따른 판매사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 H지수 ELS 배상안에 대한 은행들의 수용 여부와 배상 계획 등 발표가 이달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배상안을 검토하고 최종 의결할 이사회가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이후 대거 변화를 맞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ELS 사태의 중심에 있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 모두 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큰 변화를 맞는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대거 교체가 예정된 상황이다. 기존 이사회가 굵직한 현안을 승인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들은 최근 배상안 도출을 위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각 판매건별 불완전 판매와 불건전 영업행위 등이 있었는지 여부를 자체 점검하고 각 판매자별로 배상비율을 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다수 은행들은 일부 배상 기준을 확정하고 내부에서 검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제시한 배상안에 기초해 배상비율과 그에 따른 배상총액을 산출하고 있다. 다만 각 은행별 상황에 따라 판매자 과실이 다르기 때문에 배상비율 편차가 있다.

그러나 각 은행들은 아직 당국과 의견을 주고받는 등 구체적인 배상안에 대한 논의는 발전시키지 않고 있다. 당국에 어느 선까지 배상을 할지, 배상을 한다면 어떤 형식으로 할지 등에 대해 사전 협의 등 과정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각 판매사별로 배상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체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 정도”라며 “구체적인 배상안 도출은 이사회 승인 등을 우선 거친 뒤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기 주주총회 등 일정이 있어 현 시점에서 당국에도 특별한 안내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각 은행들이 배상안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배상 기준 등을 명확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사회에 배상안을 올려 승인 받아야 하는데 현 시점에선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은행 모두 오는 3월 말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 되는 등 이사회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임기 만료 등으로 교체되는 사외이사가 있어 은행의 주요 현안인 배상안을 지금 단계에서 승인할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

이에 따라 정기 주총 이후 새로 출범되는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논의하고 이후 당국과 협의 등을 거쳐 최종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다.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 모두 상황이 비슷하다.

각 은행들은 이달 말 이사회 및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사외이사 연임 및 신규선임과 2023년 재무제표 승인 등이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통상 주총 전 이사회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주와 다음주 이사회에서 배상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오는 21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사외이사 연임 및 신규선임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다만 정기 주총 이전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논의하기는 시기적으로 이른감이 있다. 사외이사 5명 가운데 2명이 퇴임하고 2명을 신규선임한다. 새로 이사회가 꾸려지는 정기주총 이후 배상안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하나은행은 오는 20일 정기 추총을 개최한다. 하나은행은 사외이사진 변화가 더 크다. 기존 5명이던 사외이사를 6명으로 늘린다. 이 가운데 2명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고 3명을 신규 선임한다. 새로 사외이사들이 교체되면 그 이후 배상안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21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사외이사 6명 가운데 4명이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임기 만료를 맞는다. 다만 아직 이들의 연임 및 신규 사외이사 추천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아직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NH농협은행도 상황이 비슷하다. 오는 29일 정기 주총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 기존 사외이사 연임 및 신규 사외이사 추천이 발표되지 않았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진 만큼 내부에서 이사회 구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배상안 논의도 뒤로 미뤄졌다.

SC제일은행은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변동이 없다. 오는 29일 예정된 정기 추종에서 기존 이사회가 그대로 연임된다. 이에 따라 배상안을 이사회에서 논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다만 다른 은행들과 배상안 발표 시점을 맞추기 위해 내부적으로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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