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ROE -0.64%', 에코프로비엠 부채 조달 새로운 고민[양극재] ③작년 순손실 -87억, 레버리지&커버리지 지표 일제히 악화…차입 부담 증가
박기수 기자공개 2024-03-29 08:16:42
[편집자주]
광풍이 몰아쳤던 2020년대 초반을 지나고 국내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다. 손익의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성장통일 수도 있다. THE CFO는 2024년 현재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는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9: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 ROE)이 작년 '음전환'했다. 작년 양극재 원재료 가격 하락과 맞물려 대규모 평가손실을 내면서 2022년 대비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배터리 밸류체인 기업들이 '캐즘(Chasm)' 현상을 맞이함에 따라 에코프로비엠도 업황 부진 시기 '차입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캐즘의 사전적 의미는 '깊은 틈'으로,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로 넘어가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21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말 기준 연결 순손실(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 8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008억원, 2022년 2323억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작년에는 한 해 농사 결과 주주 몫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87억원을 2022년 말과 작년 말 연결 자본총계의 평균 값으로 나누면 ROE 값인 -0.64%가 나온다.
주주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올해 영업 실적이 중요하다. 증권가는 '바닥'을 지났다고 평가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달 보고서를 통해 "앨버말(Albemarle)은 실적 설명회를 통해 중장기 리튬 가격 반등 가능성과 연중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제한적 의견을 제시했다"라면서 "현재 주요 (양극재) 원자재 가격은 바닥권이며 그간 가격이 지배했던 업황 우려가 완화될 수 있을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앨버말은 글로벌 리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즉 작년보다는 양극재 업체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진다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에코프로비엠의 연간 실적 추정치로 매출 4조8000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제시했다.
시장 예측대로 작년 대비 견조한 이익을 실현한다면 다행이다. 다만 현재 상태로만 보면 에코프로비엠은 이전 대비 부채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늘어난 상태다. 특히 작년 손실이 나면서 에코프로비엠으로서는 최근 처음으로 차입금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다.
매년 자본적지출(CAPEX)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2년 자본적지출로 4559억원의 현금을 썼다. 작년에는 이 수치가 7566억원으로 약 66% 늘었다. 업계는 에코프로비엠이 2025년까지 연간 1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말 2022년 말 대비 레버리지와 커버리지 지표가 일제히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126.7%에서 172.7%로 46%포인트 올랐다. 차입금의존도는 28.1%에서 41.8%로, 순차입금비율은 40.2%에서 82.1%로 일제히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15배에서 작년 1.8배로 하락했다.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022년 1.3배라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5.3배로 껑충 뛰었다.
작년 말 재무 지표만 보면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에도 일부 걸린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장기 신용등급으로 A(안정적)을 부여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3.5 이상과 부채비율 200%를 들었다. NICE신용평가의 하향 변동요인은 연결 영업이익 규모가 1000억원 미만으로 감소하거나 부채비율이 200%를 지속 초과할 경우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달 보고서를 통해 "2025년까지 연간 1조원 내외의 투자지출로 차입금이 증가하고 주요 재무비율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순차입금/EBITDA는 당분간 5배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 200% 중반대, 40% 중반대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ROE를 구성하는 기업의 '활동성' 지표도 2022년 대비 작년 악화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장우 부사장이 올해 개선해야 할 주요 재무지표로도 거론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총자산회전율로 1.78회를 기록했다. 2022년 2.23회 대비 자산의 효율성이 저하됐다.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도 2022년과 비교하면 늘어났다. 매출채권회전율은 2022년 9.5회에서 작년 8.4회로, 재고자산회전율은 8.1회에서 6.7회로 저하됐다.
일 수로 따지면 작년 매출채권은 43.5일마다 한 번씩 현금으로 유입됐고, 재고는 54.3일마다 한 번씩 팔렸다. 2022년에는 이 값이 각각 38.3일, 45.1일로 작년 대비 활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