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이정애 체제 1년 점검]리더십 변화 맞춘 새 판 짜기, 이사진 변화 '퍼즐 완성'③전략 부문 신설 후 주요 부문장 교체, 이명석 CFO 사내이사 선임 예정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27 07:42:34
[편집자주]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온 차석용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정애호(號)가 출항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사업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뉴얼 등을 추진했지만 중국 부진 여파 영향으로 수익성은 회복되지 않았다. 올해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더벨은 이정애 대표의 부임 첫 해인 2023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반등을 위한 넥스트(Next)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이 리더십 전환기를 맞은 후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인사'였다. 새로운 리더가 경영 비전을 함께 실현할 실무진을 꾸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이정애 대표는 긴 호흡을 갖고 지난 1년간 새 진용을 꾸렸다. '이정애 사단'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제시한 경영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LG생활건강은 26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명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이 대표를 보좌하며 안살림을 담당하게 된 이명석 전무는 전임 CFO였던 김홍기 전 부사장이 겸임한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바통도 이어받게 됐다.
LG화학에서 이동한 이명석 전무는 1971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화학 경영기획팀, 미국 법인의 생산과 연구법인을 거쳐 2019년 경영기획 상무를 지냈다. 2024년 정기인사를 통해 이정애호(號) LG생활건강에 합류하게 됐다. 실적 반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 대표의 경영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LG생활건강의 사내이사는 이정애 대표·이명석 전무(2명), 하범종 기타비상무이사(1명), 사외이사 이태희·김상훈·이우영·김재환(4명) 체제로 개편된다. 7명 이사회 체제는 기존과 동일하다.
이사회 멤버 교체는 이정애 사단 구축의 마지막 퍼즐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부임 후 가장 먼저 리더십을 보좌해 줄 핵심 조직을 만들며 조직개편의 첫 단추를 뀄다. 차석용 전 부회장 체제에서의 핵심 조직은 문선화 상무(현 AVON법인장)가 이끄는 'M&A·IR부문'이었다.
차 전 부회장의 용퇴와 함께 M&A·IR부문의 역할이 재조정될 것이란 분위기가 흘러나왔고 예상대로 '전략 부문'이 신설됐다. 2023년 정기 인사를 통해 하주열 상무가 승진하면서 전략부문장을 맡았다. 2011년 LG생활건강 이자녹스 화장품 마케팅을 담당하다 이듬해 지주사 LG로 자리를 옮겼다. 약 10여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것이다. 전략 부문에서 신성장동력 발굴과 M&A를 추진하는 미션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색조브랜드 '힌스(hince)'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하는 M&A를 진행했다. 부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M&A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전략 부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해석이 된다. 비바웨이브 인수를 통해 아시아 최대 뷰티 시장인 일본 색조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잔여 지분 25%를 확보할 수 있도록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성과에 따라 지분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 부문 신설과 함께 주요 부문장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차 전 부회장과 오랜 기간 합을 맞춘 이종수 전무가 맡았던 정도경영부문장을 권순모 상무로 교체하고 핵심 매출 사업부인 뷰티사업부는 오상문 전무에게 맡겼다.
이정애 사단에 신규로 합류한 임원을 살펴보면 뷰티 CBD 총괄은 박한석 상무, 중국뷰티마케팅부문장 전호준 상무, 뷰티연구소장 손남서 상무, 법무실장 정승아 상무, ESG/대외협력부문장 최남수 상무, HDB(생활용품) TM부문장은 양정익 상무가 이끌게 됐다. 정철용 HDB 생산총괄은 전무로 승진했다.
이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경영 전략에 따라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해외 조직에 메스를 댔다. 과거 해외 사업 조직이었던 △해외사업지원부문 △해외신사업부문 △해외사업혁신부문 등을 해체했다.
각 해외 조직을 각 사업부에 분리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뷰티 마케팅을 하는 조직은 뷰티사업부문 산하에 배치되는 구조다. 각 사업부가 전략에 맞춰서 지역을 관리하며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이 대표의 CDO(최고 디지털 책임자) 선임도 눈에 띈다. 권도혁 CDO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권 CDO는 카카오에 매각된 소셜 데이팅앱 '울트라캡숑' 창업 멤버다. 2015년 LG생활건강에 합류한 후 2016년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CDO로 근무하다가 상무에서 물러났다. 2020년부터 별도 자문 계약을 맺고 자문역 역할을 해왔는데 전무로 승진하면서 LG생활건강 소속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 기반의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임원의 교체가 가장 큰 이슈였기 때문에 조직 개편도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두고 소폭으로 천천히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총을 통해 CFO까지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이정애 사단이 꾸려진 것으로 해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자산 2조 미만 휠라홀딩스, 사외이사 평가는 체계적
- [2024 이사회 평가]'대표이사=의장' 체제 아모레G, 참여도는 '강점'
- 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 [thebell interview]지앤지유니버스 강예 대표 "3년 내 그룹 매출 500억 목표"
- [캐시플로 모니터]애경산업, 4년만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thebell desk]삼양식품 '라면 원조'와의 경쟁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강점' 롯데지주, 아쉬운 경영 성과
- SPC삼립, '미래 성장' 방점 투자 전략 전면 수정
- '미국 신사업 추진' 농심미분, 신승열 선봉장 나섰다
- [쿠팡 실적 리뷰]이커머스 1위 굳히기 돌입, 돌파구 보이는 '성장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