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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이정애 체제 1년 점검]기업가치 회복 시급, 실적 개선 '정공법' 전략 필수④지난해 보수 절반 수준 자사주 매입에 활용, 1Q 중국 매출 반등 기대감 감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28 07:30:09

[편집자주]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온 차석용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정애호(號)가 출항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사업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뉴얼 등을 추진했지만 중국 부진 여파 영향으로 수익성은 회복되지 않았다. 올해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더벨은 이정애 대표의 부임 첫 해인 2023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반등을 위한 넥스트(Next)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사실상 '주가 회복'이다. 지난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후 턴어라운드를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주가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2월 초 장중 10년래 최저가를 터치하며 한때 20조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4조원대로 후퇴했다.

이 대표는 두 차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IR 기조도 더 적극적으로 바꾸며 시장과 소통에 나섰다. 2년 연속 역성장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던 증권가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며 최근 주가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기세를 몰아 황제주 반열에 다시 오르기 위해서는 올해 1분기부터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은 2015년 11월 처음으로 주가가 1주당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황제주에 등극했다. 2018년 120만원을 넘었고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시기에도 주가는 160만원을 넘겼다. 호실적을 기록한 2021년 7월에는 장중에 178만4000원을 터치하며 10년래 최고가를 터치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침체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구원투수로 등판한 2023년 첫 거래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1월 2일 종가는 72만원이다. 70만원 대로 시작한 주가는 계속 하락하더니 2023년 6월 50만원이 깨졌다. 이 대표는 2023년 8월 1일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며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수장으로서 사재를 털었다. 500주를 44만3517원에 매입하며 2억2175만원을 투입했다. '이정애 사단'의 핵심 부서인 전략부문의 리더인 하주열 상무도 44만1000원에 20주를 매입하며 이 대표를 보좌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정애 대표는 주요 임원 시절에도 주기적으로 장내매수를 진행한 점이다. 전자공시에 이름이 등장한 것은 2015년 3월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의 주가가 100만원을 넘기기 전이다. 70만원대에 7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3월 91만원에 85주, 2017년 5월 98만원에 90주, 2018년 3월 114만원에 53주를 사들였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약 5년 만에 장내 매입을 진행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장내매수 후 보고된 지분 공시를 살펴보면 보유 주식이 없다고 표기됐다. 기존에 사들였던 보유 주식은 처분을 하고 다시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하자 또 임원진 대표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1월 말 2023년 연간 실적 발표 후 주가가 3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2월 1일 장중 주가는 30만원을 찍으며 10년래 최저치를 터치했다. 수익성 악화에도 탄탄한 재무 체력이 유지됐으나 이익 기여도가 높은 중국 시장의 부진이 밸류에이션 부진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혔다.

이 대표는 2월 5일 자로 30만998원에 1500주를 사들이며 하락세를 방어하고자 했다. 4억5150만원 규모다. 대표 자리에 오른 1년 간 7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지난해 연간 보수로 14억800만원을 수령했는데 절반 가까이를 자사주에 태우며 기업가치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 대표의 진심은 통했다. 자사주 매입 공시가 진행된 2월 5일 전일 대비 6000원 내린 30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주가가 상승세를 타며 2월 19일에는 34만원을 회복했다. 이 대표의 '성장 전환' 전략에 회의감을 보내던 증권가에서 투자 시각을 바꾸며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최근 1주일(5영업일 기준)간 주가가 약 9%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1배 이하로 떨어졌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1배를 회복했다. 다만 최고점을 찍은 2021년 7월 PBR이 6배 후반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길이 먼 상황이다.

자본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의 수익성과 주가가 바닥을 찍은 만큼 반등할 여지가 큰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핵심 라인인 '천기단' 리뉴얼 효과에 따라 1분기부터 중국 매출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하락세가 종료되고 개선이 본격화된다고 전망하며 '매수' 투자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과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제주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 '정공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기업 가치 하락은 중국에 쏠린 비즈니스 모델의 안정성 저하에서 왔다"며 "주력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올해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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