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분할반대 주식 300억 초과…경영효율화 '차질'
이지혜 기자공개 2024-04-25 17:03:1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4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존이 골프 시뮬레이터 GDR(Golfzon Driving Range, 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사업부문을 독립시키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주주 반대에 부딪친 탓이다. 골프존의 물적분할 계획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금액이 분할계획서에 기재했던 기준치를 넘으면서 결국 골프존GDR 설립계획을 포기했다.골프존이 GDR을 물적분할하더라도 신설법인을 당장 기업공개(IPO)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기업가치 저하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분석도 있다. 골프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주식을 되팔아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투자자의 의도가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물적분할 반대 주식 300억 넘었다
24일 골프존에 따르면 GDR사업부문을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려던 계획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금액이 3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골프존은 “분할계획서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결했지만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본건 분할의 진행을 중지, 분할 결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골프존이 분할계획에서 명시해놓은 사항이다. 골프존이 지난해 말 제출한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본건 분할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식매수가액의 합계가 300억원을 초과하거나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분할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기재했다.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한 것은 주식매수청구권 청구대금 지급을 4일 앞둔 시점이었다. 골프존은 지난해 12월 31일 주주명부를 확정하고 GDR사업부문 분할에 대한 반대의사를 올해 3월 14일부터 28일까지 받았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3월 29일부터 이달 18일까지였다.
비록 골프존이 “신설회사는 비상장을 유지해 분할회사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것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주주들의 우려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은 2024년 5월 1일 신설법인을 세우더라도 분할 완료로부터 1년 안에 합병 등으로 회사의 구조를 바꾸거나 5년 안에 신설법인 IPO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골프존이 분할하려던 GDR사업부문은 골프 시뮬레이터를 기반으로 실내 골프연습장 사업을 전개하는 곳이다. 골프연습장 점주를 대상으로 골프 시뮬레이터를 판매하고 직영점에서 연습장 이용권과 레슨 비용을 받는 것으로 매출을 낸다.
GDR사업부문 분할 철회로 골프존은 경영효율화 작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골프존은 분할 목적으로 “각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위험의 분산을 추구, 경영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라며 “(분할에 따른) 객관적인 성과평가와 책임경영으로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저해 우려? 주가 하락에 투심 얼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다수 행사된 배경으로 주가 하락을 꼽는 분석도 있다. GDR사업부문 물적분할 반대는 명분일 뿐이고 투자자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는 뜻이다.

골프존이 투자자에게 주식을 되사주기로 약속했던 매수가액은 8만7000원 정도다. 이는 현재 주가와 괴리가 있다. 23일 기준 골프존 종가는 8만3300원을 기록했다.
골프존 주가는 GDR사업부문 분할을 발표했던 12월 18일 8만7700원을 기록했다. 그 뒤로 7영업일 동안 9만원대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올 들어서부터다. 스크린골프 업황 악화로 골프존의 수익성이 나빠지자 주가는 7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지금이야 8만원 선을 다시 회복했지만 주가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실적에서도 알 수 있다. 골프존이 떼어내려던 GDR사업부문이 매출 기준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23년 GDR사업부문은 매출 884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대비 29%가량 매출이 줄었다. 이에 따라 골프존 매출에서 GDR사업부문의 매출 비중도 2022년 20% 정도에서 지난해 13%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 수익성도 크게 나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존이 GDR사업부문을 떼어낸다면 외형 성장세는 주춤할 수 있어도 수익성이나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골프존의 별도기준 실적을 기준으로 한 관점일 뿐이다. 실적 파악의 주요 지표인 연결기준으로 보면 골프존의 전반적 재무건전성은 GDR사업부문을 분할하든 하지 않든 차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서 골프존에 주식을 되판 다음 그 돈으로 골프존 주식을 되사려는 계획까지 세웠다”며 “결국 주가 하락이 GDR사업부문 분할에 반대한 근본적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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