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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어도어, '뉴진스' 하나로만 1100억 벌었다…하이브 지원사격은③[재무 및 거래 구조]설립 3년 차에 흑자전환…하이브 실탄지원 200억+ α

이지혜 기자공개 2024-04-30 08:24:49

[편집자주]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에 이상징후가 감지됐다.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영권 탈취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가 멀티 레이블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멀티 레이블 체제가 하이브의 본원적 경쟁력과 직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작지 않다.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된 배경이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 All Doors One Room)에게 있어서 2023년은 ‘도약의 원년’이었다. 아이돌그룹 '뉴진스'라는 IP(지식재산권) 하나로 이룩한 성과라는 점이 돋보인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가 멤버 캐스팅부터 활동 콘셉트까지 세세하게 총괄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 대표가 ‘뉴진스 엄마’라는 별명을 얻은 배경이다.

어도어의 성공이 있기까지 민 대표의 공이 컸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모회사 하이브의 지원도 빼놓을 수는 없다. 하이브는 어도어가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상당한 자금을 지원했다. 계열사간 협력도 적잖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단일 IP로 매출 1000억 넘겨, 홀로서기 '성공'

어도어는 2023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냈다. 2022년 대비 매출은 491.7%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극적으로 늘었다. 2022년 순손실 32억원에서 지난해 26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표면상 설립 3년차에 흑자 전환한 것이지만 사실상 어도어가 설립 이듬해에 성과를 낸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어도어는 2021년 11월 쏘스뮤직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어도어 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뉴진스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데뷔한 5인조 다국적 걸그룹이다. 한국 단일 국적 멤버가 3명, 한국과 미국, 미국과 베트남 등 이중국적 멤버가 2명이다.

민 대표는 어도어가 설립되기 전 뉴진스 멤버 캐스팅 작업부터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민 대표는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어도어가 없었기에 쏘스뮤직의 연습생에 더해 추가 오디션을 열어 멤버를 캐스팅했다”며 “우수한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당시 '민희진'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오디션을 브랜딩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의 콘셉트를 청춘, 하이틴 등으로 잡았다. 또 그룹의 개성을 청순미로 잡고 레트로와 힙합을 적절히 섞은 음악적 개성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데뷔곡 <어텐션(Attention)>과 <하입보이(Hype Boy)>, <디토(Ditto)>와 <슈퍼샤이(Super Shy)> 등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걸크러쉬 등이 주류였던 K-Pop 풍조에서 뉴진스는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주요 음악 시상식을 휩쓸었다.


뉴진스의 인기는 어도어의 이익으로 즉각 돌아왔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2023년 18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마이너스에서 2023년 플러스로 전환했다.

비록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과 재무활동으로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그렇다고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자력으로 투자와 재무활동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올해 어도어의 실적 전망은 더 밝다. 뉴진스는 올해 일본 앨범을 발매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데뷔, 도쿄돔에서 대규모 팬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글로벌 활동에서 성과를 낸다면 2025년에는 월드투어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팬미팅과 콘서트 등은 수익성이 좋은 사업으로 꼽힌다.

◇하이브, 어도어에 200억 쐈다…내부거래 비중은

뉴진스의 성공을 위한 하이브의 자금지원도 적잖았다. 하이브는 어도어 설립 당시 154억원을 출자했다. 그리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약 반 년 만에 어도어에 61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하이브가 출자한 돈은 200억원이 훨씬 넘는다.

내부거래도 상당했다. 2023년 기준으로 어도어가 하이브 등 관계사와 거래에서 얻은 매출은 235억원 정도다. 이는 어도어 지난해 매출의 20%에 해당한다.


위버스컴퍼니와 거래로 올린 매출이 눈에 띈다. 위버스컴퍼니는 하이브의 팬덤 및 플랫폼 사업영역인데 어도어는 여기에서 매출 56억원을 올렸다. 뉴진스가 위버스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수익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빅히트뮤직과 거래로 낸 매출은 51억원, 하이브재팬 매출은 30억원이다. 하이브가 지분을 보유한 YG플러스와 거래로도 매출은 64억원을 거뒀다. YG플러스는 음원 유통 등을 담당하고 있다.

공간적 지원도 있었다. 어도어는 하이브로부터 용산 신사옥을 리스로 제공받았다. 이에 따라 어도어는 2023년 비유동자산 취득으로 4억원 정도를 기록했다.

하이브는 이렇게 각종 지원을 했는데도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판단, 감사권을 발동하는 동시에 민 대표의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또 이날 민 대표가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민 대표 측은 법무법인 세종을 법률대리인으로 삼아 대응하고 있다.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을 80% 보유했는데 민 대표가 경영권을 찬탈하는 것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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