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빌딩은 주로 프로 스포츠에서 팀의 구성원이나 시스템을 리셋, 물갈이해 새롭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LG트윈스가 지난해 29년만에 우승컵을 거머쥔 이유 중 하나도 성공적인 리빌딩이 꼽힌다. 차명석 단장은 2019년 부임 이후 26명을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2023년 신규 감독 영입까지 단행했고 29년만에 통합우승을 이뤄냈다.리빌딩은 프로 스포츠를 넘어 기업에서도 종종 진행된다. 최근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 국내 임플란트 ‘빅3’ 디오의 사례가 그렇다.
디오는 그간 창업주이자 형제 사이인 김진철 회장과 김진백 대표가 경영을 맡아왔다. 30년 넘게 디오를 이끌면서 성장시킨 주역이기도 하지만 성장 정체의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가 2018년 최대주주로 올랐지만 창업주 형제가 경영권을 놓지 않으면서 기업가치 제고가 쉽지 않았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소방수’ 에이치PE가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에이치PE는 7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취득함과 동시에 나이스투자파트너스와 공동경영권을 확보했다. 경영권을 확보하자마자 과감하게 리빌딩을 진행했다.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CSO(최고전략책임자), CPO(최고제품책임자),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핵심 인력들을 국내 임플란트업계 전문가들로 새로 선임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계획하고 업계 전문가 100여명을 인터뷰한 끝에 적임자를 찾아냈다. 이사회 개편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도 뿌리부터 바꿨다.
이처럼 과감하고 발빠르게 리빌딩에 착수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사전 준비 덕분이다. 인수에 앞서 6개월 동안 국내 컨설팅업체 2곳에 디오의 전략·인사 컨설팅을 맡겼다. 인수 전부터 인수 후 통합(PMI) 전략 밑그림을 완성했다. 보통 긴박하게 진행되는 PE의 경영권 인수 특성상 인수에 앞서 수개월의 시간과 자본을 투입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에이치PE는 시간과 자본을 투입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이는 발빠른 전략 실행으로 이어졌다.
리빌딩에 필요한 건 철저한 준비뿐만 아니다. LG트윈스가 리빌딩의 성과를 얻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리빌딩은 기나긴 준비 시간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제 기량을 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쉬이 쓰지 못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쉽지 않지만 그 전략이 먹힐 때 결실은 달콤하다. 디오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에이치PE가 선보일 '올 뉴 디오'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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