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빅히트뮤직, BTS 업고 하이브 캐시카우로⑤ [재무 및 거래 구조] 전체 레이블서 매출비중 50%, 배당금 확대
이지혜 기자공개 2024-05-02 10:30:24
[편집자주]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에 이상징후가 감지됐다.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영권 탈취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가 멀티 레이블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멀티 레이블 체제가 하이브의 본원적 경쟁력과 직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작지 않다.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된 배경이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의 전체 사업을 통틀어 빅히트뮤직의 위상은 상당히 높다. 하이브의 정수가 빅히트뮤직에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소속되어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BTS는 오늘 날 하이브를 대기업의 반열에 올리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키운 핵심IP(지식재산권)다.상징성뿐 아니라 실적 측면에서도 빅히트뮤직의 중요성이 크다. 빅히트뮤직은 BTS의 군입대 등 여파로 2022년 대비 실적이 줄었는데도 하이브의 주요 레이블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 덕분에 하이브를 지탱하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하이브에게 지급했다.
◇실적 감소에도 위상 ‘여전’
29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빅히트뮤직의 지난해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매출 5523억원, 영업이익 1776억원을 냈는데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10.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3% 감소한 1403억원이다.
빅히트뮤직에 소속된 아티스트는 이현,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실적 비중이 큰 아티스트는 BTS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BTS는 지난해부터 군복무로 인해 일부 멤버가 공백기를 보냈다. BTS는 2022년 멤버 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군입대했다.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거느린 BTS가 ‘군백기(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로 앨범 발매나 공연활동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빅히트뮤직의 지난해 실적도 주춤했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지원 대표이사의 발언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에는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 르세라핌 등의 활약에 힘입어 BTS의 매출 비중이 33%로 줄었다”면서도 "2025년 하반기부터 멤버 전원이 복귀한다면 BTS의 매출 비중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빅히트뮤직의 위상이 약화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빅히트뮤직은 하이브 최고의 레이블로서 입지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레이블 사업영역에서 매출 1조1114억원을 냈는 이 중 빅히트뮤직의 비중이 50%로 가장 크다.
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강력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빅히트뮤직이 하이브의 레이블사업 영역의 중추인 만큼 빅히트뮤직을 대표하는 프로듀서이자 BTS의 프로듀서를 맡은 방 의장의 권한도 강해졌다는 뜻이다.
◇하이브 지탱하는 캐시카우, 배당금 1200억
하이브의 레이블 가운데 가장 현금창출력이 좋은 만큼 빅히트뮤직은 캐시카우로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줄었는데도 12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22년 빅히트뮤직은 배당금으로 813억원을 지급했는데 지난해 대폭 증가했다. 하이브가 빅히트뮤직의 100% 지분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당기순이익의 85%가 하이브에게 돌아갔다는 뜻이 된다.
하이브 역시 빅히트뮤직에 자금을 넉넉히 제공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빅히트뮤직에 2300억원의 자금을 빌려줬다.
사업적 거래도 자금거래 못지않게 활발했다. 빅히트뮤직이 지난해 계열사를 비롯한 특수관계자와 거래로 거둔 매출은 모두 2770억원 정도다. 이는 지난해 빅히트뮤직 매출의 50%에 해당한다. 어도어의 전체 매출에서 특수관계자와 거래 비중이 20% 정도였던 것과 대비된다.
거래를 가장 활발하게 한 계열사는 단연 하이브다. 빅히트뮤직이 지난해 하이브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매입하는 데 쓴 돈은 386억원이지만 하이브에서 거둔 매출은 134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의 사업적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스스로를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 업무는 공연기획과 대행, 음반과 음원 유통, MD 등 아티스트 기반 2차 콘텐츠 개발과 유통, 웹툰과 웹소설 등 오리지널 스토리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BTS라는 IP를 활용한 공연, MD, 스토리 등 각종 사업을 하이브가 영위하다보니 거래 비중이 컸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거래를 많이 한 계열사는 위버스컴퍼니다. 빅히트뮤직은 위버스컴퍼니와 거래로 매출 697억원을 냈다. BTS는 물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위버스에 입점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밖에 빅히트뮤직은 하이브재팬에서 497억원을 거뒀다. 하이브재팬은 일본에서 음반과 음원, 공연, 콘텐츠, MD사업 등을 영위하는 곳이다. 또 음원 유통 등을 담당하는 YG플러스에서도 132억원의 매출을 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2024 이사회 평가]YG엔터, 빛나는 경영성과 뒤 불완전한 거버넌스
- [2024 이사회 평가]'팬덤 플랫폼 선두주자' 디어유, 이사회 기능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우수한 JYP엔터, 독립성은 '아쉬움'
- "어도어 실적 또 늘었는데"…민희진, 풋옵션 강행 '왜'
- '하이브 탈출 신호탄?' 뉴진스 제시한 14일 함의
- 뉴진스, 하이브와 '헤어질 결심'…계약상 법적 근거는
- [Earnings & Consensus]JYP엔터, '어닝 서프라이즈' 주인공…핵심IP 컴백효과
- [IP & STOCK]적자 발표에도 YG엔터 주가 견조, 증권가 재평가
- [Earnings & Consensus]YG엔터, 적자 불구 ‘어닝 서프라이즈’ 평가…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