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중견화학사는 지금]윤활유 40년 업력 극동유화, 승부수는 '바이오디젤'①국내 시장점유율 10% 안팎...실적 안정적이나 성장모멘텀 부재 한계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30 10:49:13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극동유화는 40여년의 업력을 지닌 산업용 윤활유 기업이다. 다년간 안정적인 거래선을 구축해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에쓰오일과 오랜 협력관계다.

윤활유 시장의 성장 정체와 낮은 수익성이 고민인 극동유화는 신사업으로 바이오디젤을 꺼내들었다. 국가별 에너지 환경 변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라 바이오디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 윤활유 시장점유율 10%안팎 추정...매출 70%는 에쓰오일 석유유통

극동유화는 1979년에 설립된 경남 양산 소재 석유화학사다. 설립 초기에는 산업폐기물 소각을 본업으로 했으나 1984년부터 산업용 윤활유와 금속가공유, 프로세스유, LPG, 석유 유통으로 사업 영토를 넓혀왔다.

실적 추이를 보면 점진적으로 외형이 성장해왔음을 알 수 있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580억원, 278억원이다. 매출의 경우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사는 단기에 유가가 오르면 주요 제품의 판매 단가가 올라 매출이 오름세를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다년간 2.1~2.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업종 특성상 매출원가 부담이 커 이익률이 높지 않다. 다만 오랜 업력으로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해 실적 안정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은 석유 유통이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68%(1840억원)를 차지했다. 작년까지는 70%를 상회했다. 극동유화는 1995년 에쓰오일과 석유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해 현재 14개의 직영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에쓰오일 계열 주유소 51곳과 500여개 거래처에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익 기여도는 윤활유 사업 대비 크지 않은 편이다.

에쓰오일과 굳건한 협력 체계는 원재료 수급에서도 나타난다. 극동유화는 윤활유 주성분인 기유의 80%를 에쓰오일로부터 들여온다. SK 계열로부터 받는 물량도 있으나 에쓰오일 비중이 압도적이다. 나머지 20%는 해외에서 조달한다.

둘째로 매출 비중이 큰 사업 부문은 산업용 윤활유와 유동파라핀 제품 판매다.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국내 대리점과 직거래처로부터 주문 의뢰를 받아 납품하는 식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국내 윤활유 시장의 경우 외부기관의 공식적인 자료가 없어 시장점유율 통계가 없다. SK엔무브 등 정유 계열사들이 시장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극동유화의 점유율은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윤활유의 원재료인 기유는 석유부문에서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를 재처리해 생산된다. 정유사가 유화사 대비 윤활유 사업에 더 유리한 이유다. 이는 극동유화가 자체적으로 실적을 띄울 방법은 해외 판로 개척 외에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근래 전방시장 수요가 정체돼 윤활유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점도 실적이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요인이다.

극동유화 관계자는 "윤활유 사업의 경우 해마다 약간의 변동성은 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다"며 "그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회사 통해 바이오디젤 사업 확장, 재무체력 저하로

극동유화는 매년 200억~300억원대의 안정적인 이익을 꾸준히 거두고 있으나 재무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2020년 말 747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올 1분기 말 2000억원을 넘어섰다. 보유 현금이 많지 않아 순차입금은 1824억원까지 불었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71.8%로 꽤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9.4%에서 121%로 올랐고 차입금의존도는 25.6%에서 45.5%로 올랐다.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선 시기는 2023년 말이다.


재무건전성 저하 요인은 계열사 케이디탱크터미널을 통한 신사업 확대다. 케이디탱크터미널은 극동유화가 지분 66.6%, ㈜세일이 33.4%를 보유한 기업으로 2018년 9월에 설립됐다. 지난해 바이오디젤을 신성장동력으로 확정하고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총투자 규모는 469억원이다. 투자는 2025년 3월까지 진행된다.

극동유화는 유상증자와 대여를 통해 케이디탱크터미널에 자금을 공급해왔다. 유상증자의 경우 2019년부터 작년까지 총 다섯 차례 단행해 작년까지 80억원이 넘는 금액이 투입됐다. 올 1분기 말 극동유화가 케이디탱크터미널에 빌려준 돈은 270억원이다. 2021년 45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다.

케이디탱크터미널이 바이오디젤 공장 투자를 마치는 내년 상반기까지 극동유화의 자금투입은 몇 차레 더 있을 공산이 크다. 케이디탱크터미널은 아직 유의미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극동유화는 현금창출력이 탄탄한 만큼 재무부담이 심화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극동유화 본사 차원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종속회사를 통해 바이오디젤, 수소 등의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며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