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에 성과급 회수하는 '클로백' 도입 비상장 포스코도 포함 계열사 4곳…장인화 회장 의지
조은아 기자공개 2024-06-14 08:29:0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클로백(Clawback)'을 도입했다. 금융회사를 제외하면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특히 비상장사인 포스코도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클로백이란 '발톱으로 긁어 가져온다'는 의미로 임직원에게 줬던 성과급을 회사가 환수하는 제도다. 회사에 손실을 입히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임직원의 성과급을 삭감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상당히 보편화돼 있는 제도로 과도한 성과급을 맏을 수 있다. 또 성과급으로 한몫 챙기고자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을 경우 사후 제재도 가능하다.
12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말부터 올 5월까지 클로백을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도 상장돼 있어 클로백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2월부터 상장 기업이 재무제표를 잘못 기재할 경우 임직원이 받아간 성과급을 환수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경영진이 재무 실적을 부풀려 일시적으로 주가를 띄우거나 '성과급 잔치'를 벌인 뒤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행위를 막으려는 취지다.
대상 임원은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재무와 회계 관련 임원뿐만 아니라 모든 전현직 임원이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주식 매각으로 인한 수익금도 성과급의 성격을 띠는 경우에는 환수 대상에 포함된다.
SEC는 재무제표를 잘못 기재할 경우에 한했지만 통상 회사의 명예를 해치거나 거액의 손실을 끼칠 경우도 포함된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 유럽의 금융회사들이 도입하기 시작해 미국에도 확산됐다.
국내에도 이미 도입됐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제9조 3항)에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이 조항을 내부 규범에 반영해 놓지 않고 있거나 규정이 있더라도 실제 이행하지는 않고 있다.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이 클로백을 도입한 건 국내에서 포스코홀딩스가 처음이다. 미국에 상장된 포스코홀딩스 외에도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클로백을 도입했다. 세 회사 모두 미국에 상장돼 있지 않은 데다 포스코의 경우 국내에서도 상장돼 있지 않은 비상장 기업이다.
세 회사 모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3월 이후 클로백을 도입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가 3월, 포스코퓨처엠이 4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월 각각 임원을 대상으로 클로백을 도입하기 위한 운영지침을 제정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의무적으로 도입했다면 그룹 차원의 확산은 장인화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의 근간인 철강업이 업황 악화로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여 있는 데다 그간 그룹의 새 먹거리로 승승장구했던 이차전지 사업마저도 예전만 못한 만큼 그룹 차원의 '긴축 경영'이 필요한 상황이다. 클로백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단기 이익 추구를 막고 과대 보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계열사가 모두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 과거 논란이 됐던 스톡그랜트를 폐지하고 임원 보수 일부 반납 등 임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정우 전 회장 등 경영진이 지난해 4월 상여금 명목으로 약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받으며 경영 악화 속 과도한 성과급으로 비난을 받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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