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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의 현장경영]금융지주 경쟁서 한발 물러나 ‘1등 주의’ 외치다③리딩뱅크 만든 경험…여건 되는 계열사부터 차례로 1등 선언

고설봉 기자공개 2024-06-24 12:49:30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왕성한 활동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직접 영업현장을 누비며 영업자산을 확보해 그룹 영업실적 증대를 이끌고 있다. 실무자와 임원 시절 ‘영업통’으로 불리며 하나금융 성장을 주도했던 함 회장은 CEO의 자리에서도 한결같이 영업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은행을 넘어 비은행 계열사들의 영업을 측면지원하며 경쟁사 CEO들과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함 회장의 현장경영 행보를 점검하고 그가 이룩한 성과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까지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완성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통합 하나은행의 초대 은행장으로서 기틀을 마련한 그는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리딩뱅크의 꿈을 이뤘다. 현실적으로 체급 차이가 큰 금융지주간 경쟁을 잠시 뒤로하고 업권 내 1위 달성이 가능한 계열사부터 차례로 1등에 올려놓겠다는 전략이었다.

올해부터 함 회장은 ‘1등 주의’ 전략을 비은행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시장 상황과 각 업권 내 경젱체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계열사부터 전략적으로 지원을 펼치는 모습이다. 리딩뱅크 하나은행에 이은 업권 내 1위 계열사가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딩금융 꿈 대신 현실 반영한 전략적 선택

국내 시중은행들이 모두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2019년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총자산은 격차가 제법 벌어져 있었다. 2019년 말 기준 신한금융 총자산이 520조38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금융 498조6400억원, 하나금융 405조1355억원, 우리금융 359조2789억원 순이었다.

총자산 격차가 벌어져 있는 만큼 순이익도 차이가 났다. 총자산이 가장 큰 신한금융이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이어 총자산 순서대로 KB금융 3조3118억원, 하나금융 2조3916억원, 우리금융 1조8722억원 각각 순이익을 기록했다.

총자산 규모에 따른 순이익 크기는 최근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KB금융 총자산이 706조2204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금융 682조3254억원, 하나금융 588조7343억원, 우리금융 485조0774억원 순을 각각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총자산 순서대로 나타났다. 2023년 KB금융 4조631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신한금융 4조3680억원, 하나금융 3조4217억원, 우리금융 2조506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함 회장이 직접 리딩금융 경쟁에 뛰어들기는 부담이 컸다. 단기간 총자산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업 특성상 자산을 늘리기 우해선 자본이 필요한데 단기간 자본력을 확충할 방안도 많지 않을 뿐더러 경기 상황상 증자 등을 통해 체급을 키우며 시장 지배력을 넓혀나가는 것은 올바른 전략이 아니었다.


◇리딩뱅크로 승부수…비은행서도 1위 계열사 만든다

함 회장은 회장에 취임함과 동시에 하나은행 리딩뱅크를 목표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시기적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자산성장과 수익 확대에 나설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아니었지만 전략적으로 은행업에 올인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하나은행은 기업금융 수요 증대와 고금리로 인한 마진률 개선, 경쟁사들의 불안한 지배구조에 따른 반사이익 등을 이용해 하나은행의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도약은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이미 총자산 등 체급에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출발선이 불리했다. 그러나 함 회장은 특유의 영업력과 경영관리 역량을 집중해 공격적인 현장경영을 펼쳤다.

체급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현장영업 강화와 수익성 극대화, 경영 효율화였다. 통합 하나은행이 출범한 2015년 말 하나은행 원화대출채권(평잔)은 93조925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201조9663억원, 신한은행 170조9098억원, 우리은행 180조890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1위와 격차가 2배 넘게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10년 뒤인 2023년 말 하나은행의 원화대출채권은 282조5334억원으로 10년간 200.81%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331조4919억원으로 64.135, 신한은행 283조1866억원으로 65.69%, 우리은행 270조221억원으로 49.27% 각각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형은 커지는데 각종 비용은 크게 줄어들면서 하나은행의 영업 효율성이 증대됐다. 동시에 조달력 강화 등으로 순이자마진(NIM)을 개선시키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각종 경영지표가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까지 개선됐다.

2015년 67.29%였던 하나은행의 이익경비율은 2023년 38.28%로 29.01% 포인트 하락했다. NIM은 하나은행이 2015년 1.42%에서 2023년 1.5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이익경비율 및 NOM 개선세는 하나은행을 따라오지 못했다.

올해 함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하나펀드서비스를 앞세워 비은행 업계 1위를 노리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에는 하나은행을 비롯해 총 14개 계열사가 있다. 이 가운데 업권 내 상위권에 올라 있는 계열사는 하나증권과 하나펀드서비스 정도다.

다만 올해 하나증권의 경우 공격적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부동산 PF 위기와 자본시장 위축, 주식시장 불황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리스크 관리에 올인하고 있다. 또 새롭게 신규 사업을 일으키기보단 기존 사업에서 안전하게 자금을 회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하나펀드서비스는 경쟁사인 신한펀드파트너스와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올 4월말 기준 신한펀드서비스의 수탁고는 341조9978억원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약 32.77%다. 하나펀드서비스의 수탁고는 253조1445억원으로 24.26%를 차지하고 있다.

대규모 신규 수주 한 건이면 언제든 하나펀드서비스는 업권 내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이런 가운데 이번에 하나펀드서비스가 함 회장의 현장경영에 힘입어 한화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약 100조원 가량 수탁고를 가져오면서 확실한 1위를 굳히는 모습이다.

특히 기존 신한펀드파트너스가 운용하던 100조원 가량의 한화자산운용 및 한화생명 물량을 하나펀드서비스가 따내면서 양사간 경쟁에서 하나펀드서비스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관 작업이 마무리되면 하나펀드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34% 이상으로 오르며 확실한 1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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