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퇴직연금 자산배분 효과, 사업자 신뢰부터 시작"조명훈 한국증권 이사 "하반기 금리 인하 기회 모색"
이돈섭 기자공개 2024-07-10 07:59:3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정책당국이 사업자 성과를 평가해 상위 업체에만 부여하는 우수사업자 지위를 최근 5년 사이 네 차례나 획득했다. 고객사에 전략적 투자 지원 체계를 구축해 운용 성과를 거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증권은 올해도 퇴직연금 우수사업자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한국증권 퇴직연금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 중 하나는 연금컨설팅부다. 퇴직연금 제도 전반에 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2022년 신설된 이 조직은 적립금 운용 관리에 필요한 상품공급과 위험관리, 성과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 4일 연금컨설팅부를 이끄는 조명훈 이사(사진)를 만났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Mercer Marsh Health & Benefits 컨설턴트와 미래에셋 퇴직연금 컨설팅 조직을 거쳐 2020년 한국증권에 합류한 그는 퇴직연금 시장에서만 17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조 이사는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업자 간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증권 퇴직연금 사업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자산운용전략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기업 맞춤형 운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의 자산과 부채 현황을 분석한 뒤 투자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매크로 변수에 따른 투자 전략을 구축, 자금배분과 자산배분안을 수립한 뒤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송원산업이다. 화학기업 송원산업은 2021년 비딩을 통해 한국증권을 단독 운용관리 기관으로 선정해 DB적립금 전량의 운용을 맡기고 있다. 한국증권은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국내외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2022년 폭락장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는 8% 이상 성과를 냈다.
이밖에 한국증권을 사업자로 선정해 뚜렷한 운용 개선 효과를 달성한 기업들 사례는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이사는 "상당수 사업자들이 고객사 자산과 부채를 따로 분석해 관리하는데, 한국증권은 이 둘을 통합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수익률 확보뿐 아니라 적립비율 확보 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국증권의 성과는 대부분 기업들이 DB적립금을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운용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운용하던 DB적립금의 10% 정도를 채권에 투자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시장의 투자 성숙도가 아직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계 법인의 경우 해외 본사에서 적립금 운용지침을 받아 이를 사업자에 제시해 실적배당형 투자가 집행되곤 한다. 이 경우 사업자가 자산운용사를 선정해 고객사 맞춤 펀드를 제공함으로써 운용이 시작되는데, 사업자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증권이 지향하고 있는 사업모델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 이사는 사업자와 고객사 간 신뢰를 강조했다. 조 이사는 "해외의 경우 외부 기관이 기업 부채 자산을 분석해 자산 배분안을 짜고 상품을 매칭한 뒤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하나의 트랜드"라며 "결국 투자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데, 체계적 투자를 도울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믿음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기준금리가 떨어질 경우 기업들의 전략적 자산배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책당국이 2022년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DB 제도 채택 법인들에 적립금 운용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실제 실적배당형 상품 검토 빈도수가 증가했는데, 그해 기준금리가 껑충 뛰면서 대부분 무산됐다.
하지만 금리인하로 기대 운용성과가 높아질 경우 전략적 자산배분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다. 정책당국이 DB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적극적인 만큼 새로운 제도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 조 이사는 "수익률 1% 차이가 근로자 노후에 미치는 영향을 늘 생각하며 사명감을 갖고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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