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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재직 6년 주가도 6배…파크시스템스 성과에 시선집중①김규식 사외이사, 성과급 주식+장내 매입 35억 주식 확보…1.68만주, 수익률 717%

이돈섭 기자공개 2025-03-20 08:18:24

[편집자주]

이달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를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사회에 합류해 재직하는 동안 몸담은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경우, 임기를 마친 지금 그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의 그간 투자 성과를 측정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9시3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 이사회에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내이사들로 회사가 이사 보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운영하지 않는 이상, 사외이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외이사가 자기 돈을 들여 주식을 매입하거나 회사에서 보수를 주식으로 받은 경우 그 회사 성장 여부에 자기 재산 증식의 일부를 맡긴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그들에게 적극적인 이사회 활동이 기대되곤 한다.

대표적인 곳이 코스닥 상장사 파크시스템스다. 지난해 말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1명 등 총 6명의 등기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한 파크시스템스는 올 3월 사외이사 2명의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달 이사회를 떠나는 사외이사는 변호사 출신의 김규식 사외이사(사진)와 현직 대학교수인 전상길 사외이사 등 2명이었다. 두 이사는 2019년 파크시스템스 이사회에 합류, 지난 2022년 3년 재신임을 거쳐 이달 총 6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김규식 사외이사의 경우 과거 파크시스템스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던 블래쉬자산운용 백지윤 대표 추천으로 이사회에 선임된 인물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변호사로 브레인자산운용 법률고문과 한국자산관리 리스크 심사위원, 수림자산운용 전무 등을 역임했다. 법조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업계 생리에 정통한 인물로 파크시스템스 창업주인 박상일 대표가 전문가 영입 차원에서 추천을 의뢰했다는 후문이다.

파크시스템스에서 첫 사외이사 커리어를 시작한 김 사외이사는 이사회 합류 전후 주식을 매입했고 보수 일체를 주식으로 수령했다. 2019년 3월 이사회 합류 이후 38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그는 이듬해 8000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때까지 매수 평단가는 2만8944원. 2019년 사외이사 최초 선임 당시 이사 보수로 5000주 규모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아 매년 1000~2000주씩 주당 3만5380원에 주식으로 전환해 왔다.

파크시스템스는 현재 사외이사 보수를 주식매수선택권으로 부여한 뒤 부여수량의 일부를 기존에 설정한 행사가격에 맞춰 매년 주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성장에 따른 과실을 이사회 멤버들과 나누는 한편, 사외이사로 하여금 실질적 기업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감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사외이사에게는 감사위 활동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현금을 보수로 지급하고 있다.

김 사외이사가 기업 이사회에 진입할 때마다 주식을 취득하는 건 아니다. 김 사외이사는 2023년 에스엠 사외이사로도 선임돼 화동하고 있는데 현재 에스엠 주식은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의 파크시스템스 주식 매입은 기업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라는 게 김 사외이사 주변인 설명이다. 김 사외이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평균 이사회 출석률 77%를 기록, 이사회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행사했다.

현재 김 사외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1만6800주 규모다. 주목할 만한 점은 김 사외이사 이사회 재직 기간 파크시스템스 주가가 실제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파크시스템스는 꾸준한 해외 시장 판로 개척과 조직 개편 작업 등을 통해 외형을 확대, 2019년 8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은 거의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385억원으로 확대했다. 2019년 3월 초 3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17일 현재 21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시가에 기반해 산정한 그의 주식 가치는 35억원에 육박한다. 그가 사외이사 보수로 받은 5000주의 행사가격이 3만5380원임을 감안해 부여 당시 해당 주식 가치가 1억7700만원이었다면 현재는 10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다. 연간 1억7200만원씩의 보수를 받은 셈인데, 해당 보수액은 국내 사외이사 보수 중 최상위권에 꼽히는 규모다. 김 사외이사가 장내에서 직접 매입한 주식 가치는 현재 7배 이상(711.7%) 불어난 셈이다.

현재 상장사 중에는 이사회 멤버 희망자에 한 해 보수 일부를 주식으로 제공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일부 있지만 전면적으로 보수 일체를 주식으로 제공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파크시스템스의 사례는 사외이사 멤버가 기업 성장에 따른 과실을 실질적으로 공유받은 대표 사례 중 하나"라면서 "회사 성장뿐 아니라 이사회 멤버 스스로에게도 이사회 활동 효용성을 체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크시스템스는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생산과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박사 출신인 박상일 대표가 현지에서 PSI(Park Scientific Instruments)를 설립한 뒤 이를 성공적으로 매각, 1997년 국내에서 PSIA를 설립했는데 이것이 파크시스템스의 전신이다. 지난해 말 현재 연결기준 자산규모는 2750억원 규모였다. 작년 한 해 매출 1751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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