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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지주사 전환 Step2]백화점 분할 실패 후 꺼내든 '플랜B' 단일 지주사②2022년 지주사 전환 발표 당시 설계한 '우회로', 오너3세 합의 속 4세 경영 위한 '초석'

김혜중 기자공개 2024-07-15 10:48:45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를 배치하는 ‘지주사 요건 충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핵심 임원을 중심으로 신(新) 로드맵 구상에 착수했다. 지주사 요건 충족을 넘어 다음 세대를 위한 계열사 ‘퍼즐 맞추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도안 설계가 당면한 과제다. 이에 지주사 전환로 변화한 지배구조 현황을 재조명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핵심 임원을 중심으로 회의체를 꾸려 다음 세대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2022년 처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계열사 재배치를 염두에 두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는 국민연금이 현대백화점 인적 분할에 반대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를 위해 마련한 차선책이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사 아래 계열사 지분 구조를 재정립해 다음 세대의 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공동 경영이 합의에 이른 상황 속 오너 4세를 위한 지분 구조 정리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우회 설계를 사전에 진행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최근 지주사 요건 충족 마무리를 앞둔 상황 속 다음 단계로 본격적인 계열사 지분 정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무쇼핑' 이슈 현대백화점 분할 실패, 단일 지주사 '플랜B'로 선회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하반기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발표하면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 분할해 두 개 지주사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당시 오너 3세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를 이끌며 역할 분담은 완성됐지만 지분 구조는 얽혀 있는 상태였다. 정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12.7% 들고 있었다. 또한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을 12.05%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주력 사업회사를 각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시켜 지분 구조를 정리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오너일가-각 홀딩스-사업회사'의 구조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형제 경영을 탈피해 계열분리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물론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배구조 재편 초기 도안은 2023년 초 현대백화점 인적 분할에 대한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을 백화점홀딩스 자회사로 배치하는 안을 꺼냈으나 이 경우 현대백화점의 기업가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한 주주들로부터 반발이 발생했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목동점·킨텍스점·충청점·김포현대프리미엄아울렛·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1 등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던 ‘캐시카우’였다. 이를 현대백화점홀딩스 자회사로 위치시키면 그만큼 현대백화점으로서는 수익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기업가치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선 4세 경영을 준비하는 과정 속 암초를 만난 셈이다. 초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상황 속 결국 현대지에프홀딩스 한 개 지주사 체제 아래 사업회사를 배치하는 '플랜 B'로 전환했다. '오너 3세-현대지에프홀딩스-사업회사'로 이어지는 큰 틀에서의 지배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전환이라는 과제를 달성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오너 3세의 지분을 분리하는 못했다. 물론 현 체제 속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공동 경영은 합의에 이른 상황이지만 오너 4세 경영을 대비한 확실한 지분 구조 정리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플랜B' 최종 목표는 '지분 구조 정리', 계열사 정리 '시작'

초기 계획이 틀어지긴 했지만 현대백화점그룹에서는 단일 지주사라는 '플랜B'를 염두에 두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는 국민연금이 현대백화점 인적 분할에 반대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단일 지주사 아래 계열사 지분 구조를 재정립하는 차선책을 마련했고 최근 진행된 계열사간 흡수합병이 시작 신호"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23년 초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이 부결되자 더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답보 상태에 놓였던 그룹 지주사 전환은 작년 7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의 주주로부터 현물출자를 신청받고 신주를 발행했다.

그 결과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을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킬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의 지배구조가 마련됐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두 개 지주사라는 초기 계획을 접고 현대지에프홀딩스로 모든 계열사를 배치하는 데 합의한 결과였다.

특히 이러한 과정 속에서는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지닌 최대주주 정 회장의 결단이 있어야 했다. 또한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 23.8%를 지닌 정 부회장도 이에 동의해야 했다. 협의 과정에서 다음 세대의 경영권 분쟁을 최소화시키겠다는 공감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현대홈쇼핑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의 주요 과제를 마친 상황 속 본격적인 계열사 정리 과정이 시작된 양상이다. 올해 6월 현대홈쇼핑 자회사 현대퓨처넷은 현대아이티앤이를 흡수 합병했다. 앞선 5월 현대퓨처넷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아이티앤이 주식 전량을 334억원에 인수했다. 유동성을 확보한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 내 상장사 재무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그룹 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4세 승계를 위한 계열사 재배치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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