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지주사 전환 Step2]흡수합병으로 실탄 마련, 계열사 활용법③'백화점+쇼핑·퓨처넷+IT&E' 합병으로 집중되는 자금, 경영효율성 제고
김선호 기자공개 2024-07-16 07:47:17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를 배치하는 ‘지주사 요건 충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핵심 임원을 중심으로 신(新) 로드맵 구상에 착수했다. 지주사 요건 충족을 넘어 다음 세대를 위한 계열사 ‘퍼즐 맞추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도안 설계가 당면한 과제다. 이에 지주사 전환로 변화한 지배구조 현황을 재조명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작업 '막바지'에 도달한 가운데 이와 별도로 계열사 간 흡수합병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특히 흡수합병으로 수익성이 강화되는 현대퓨처넷을 활용해 또 다시 지배구조를 손 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오너 3세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그 다음 세대를 대비한 승계 밑그림을 그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향후 계열사 재배치에 따른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양상이다.
◇지주사 요건 충족 외의 추가 조치 '합병'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현대백화점과 현대쇼핑, 현대퓨처넷과 현대IT&E를 흡수합병시키기로 결정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퓨처넷은 각각 현대쇼핑과 현대IT&E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완전자회사 합병으로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목적이다.
특히 현대쇼핑과 현대IT&E는 흑자경영을 지속해나가고 있는 계열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2023년 기준 현대쇼핑은 101억원, 현대IT&E는 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쇼핑의 이익잉여금은 2435억원, 현대IT&E는 자본잉여금으로 331억원이 쌓여 있다.
완전자회사를 흡수함으로써 현대백화점과 현대퓨처넷은 수익성 강화와 함께 자본금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주사 요건 충족 이후 계열사를 재배치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흡수합병에 앞서 현대IT&E의 지분이 현대지에프홀딩스(95%)·현대쇼핑(5%)에서 현대퓨처넷으로 넘어갔다. 현대퓨처넷이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IT&E 지분 100%를 334억원에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현대IT&E 지분 거래로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현대쇼핑 흡수합병)이 현대퓨처넷으로부터 334억원의 현금을 수취했다. 지주사와 현대백화점으로서는 자산 유동화, 현대퓨처넷으로서는 IT 전문기업 인수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현대퓨처넷은 혁신적 미디어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필요한 기술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IT&E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IT&E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디지털과 AI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계열사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전부터 현대퓨처넷과 모기업 현대홈쇼핑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해오기도 했다. 여기에 흡수합병으로 수익성을 강화한 후 향후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자금수요를 충당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주사 요건을 대부분 충족시킨 가운데 이와 별도로 조치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에 이어 현대홈쇼핑의 보유 지분도 지주사 요건에 맞춰 끌어올렸다.
사실상 남은 주요 과제는 증손회사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매각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전환 때 지분 매각으로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고 이를 매입할 계열사만 결정하면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배구조를 변경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핵심 임원만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했다"며 "일단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계열사에 자금을 집중시켜 향후 발생할 자금수요를 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주사 아래 놓인 계열사 '재조립 도안 수립'
지주사 체제 전환 이전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는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계열사가 배열돼 있는 구조였다. 이 가운데 인수합병(M&A)에 앞장섰던 현대홈쇼핑은 현대그린푸드가 25%, 현대백화점이 15.8%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였다.
때문에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인 정 회장,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현대홈쇼핑과 종속기업(한섬, 현대L&C, 현대퓨처넷, 현대바이오랜드 등)도 이에 맞춰 나눠질 것으로 전망됐다.
두 개 지주사를 세우겠다는 초기 지주사 체제 전환 계획이 공개되면서 계열분리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가피한 변수가 생기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사로 계획이 급변경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줄곧 계열분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 자회사로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가 나열되는 구조가 됐다. 지분구조로 보면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현대홈쇼핑으로 이어지는 형태였다가 세 개 계열사 모두 지주사 자회사로 위치시킨 셈이다.
이외에도 현대리바트, 현대에버다임, 현대드림투어, 씨엔에스푸드시스템, 비노에이치, 대원강업이 현대지에프홀딩스 자회사로 위치한다. 현대홈쇼핑의 종속기업도 이종(異種)산업이 혼재돼 있는 만큼 이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에 재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홈쇼핑의 주력 사업은 홈쇼핑이자만 종속기업은 건축자재(현대L&C), 전기통신(현대퓨처넷), 화장품·의약품 원료 제조(현대바이오랜드), 화장품·의류제조·판매업(한섬, 한섬라이프앤)을 영위하고 있다. 사실상 화장품·의류를 제외하면 홈쇼핑과 연관성이 적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흡수합병 등을 통해 자금을 주요 계열사에 집중시킨 후 이를 기반으로 지배구조를 개선시켜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한 논의가 지주사 핵심 임원으로 구성된 회의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 내 상장사 재무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그룹 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4세 승계를 위한 계열사 재배치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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