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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은 지금]에스피앤모빌리티 출발점 만든 경영스타일 변화④'오너 3세' 정대현 부회장, 직접 출자…로봇주차 진출, 기술 스타트업 협력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11 07:18:48

[편집자주]

연탄·골재운송사업에서 시작해 콘크리트, 레미콘, 시멘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삼표그룹이 오너 3세 시대를 준비하며 변화하고 있다. 건설 기초소재 전반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재계 순위 84위(2024년 공정위 지정 기준)로 성장했지만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의 성과로 평가하긴 어렵다. 이에 삼표그룹은 로봇주차, 부동산개발 등으로 신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다. 더벨이 삼표그룹의 기존 건설소재와 신사업 계열사를 분석하며 그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그룹은 2000년대 초반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내실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한 적이 없고 외부 업체와의 합작사 설립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2015년 건설소재 수직계열화를 위해 인수한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만이 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동산개발, 로봇주차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점점 외부 업체와 협력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건설소재 분야에서는 오래된 업력을 기반으로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처음 시도하는 신사업에서는 관련 기술과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표그룹은 오너 3세 정대현 부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을 위해서라도 신사업의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출발점에 선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정 부회장과 로봇주차 기술을 보유한 셈페르엠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정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들고 있어 삼표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곳은, 국내 영업·판매를 담당한다.

◇정 부회장 지분 보유 계열사 8곳, 외부 협력 첫사례

정 부회장은 33곳의 삼표그룹 계열사 중 25%에 해당하는 8개 회사의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표산업(이하 보통주 기준 5.22%), 삼표산업 지분 18.23%를 보유한 에스피네이처(71.95%), 삼표시멘트(1.31%) 등이 대표적이다.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로도 볼 수 있는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레미콘·시멘트 등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로봇주차 사업이 부동산개발, 환경자원 등과 함께 그룹 신사업으로 분류된 덕분이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정 부회장(60%)과 셈페르엠(40%)이라는 스타트업이 공동 출자해 설립 2년차를 맞은 신생 계열사다. 이미 에스피에스테이트(정 부회장 지분율 25%), 홍명산업(30.97%), 디에이치씨인베스트먼트(100%) 등이 정 부회장의 지배력 아래 있긴 했으나 정 부회장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오너 일가나 에스피네이처 등 동일인이 함께 나눠 갖는 구조였다.

삼표그룹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동일인 측이 아닌 외부 업체와 손을 잡은 첫 사례가 에스피앤모빌리티인 것이다. 정 부회장이 기존 건설소재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선택한 셈이다.

정 부회장은 에스피앤모빌리티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진 않다. 대신 김원주 셈페르엠 대표(작년까지 에스피앤모빌리티 대표 겸임), 장성진 에스피앤모빌리티 대표 등 전문경영인이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하고 있다.



◇국내 총판 담당, 삼표 영업력 기대

에스피앤모빌리티는 국내 로봇주차 영업·판매를 담당한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경로를 확보한 셈페르엠이 국내에서의 사업을 확대하던 가운데 삼표그룹이 영업 파트너로 나섰다. 기존 해외사업은 그대로 셈페르엠이 담당하고 에스피앤모빌리티는 국내 사업을 담당한다.

경기도 김포에 생산설비를 보유한 셈페르엠은 일종의 주문·생산 방식으로 로봇주차 시스템을 생산한다. 사람이 직접 차량을 입고하는 기존 기계식 주차 방식이 아니라 로봇이 직접 차량을 이동시켜 주차하는 시스템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현장에 해당 설비·시스템을 구축한다.

2017년 설립된 셈페르엠은 2021년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매년 20억원 내외의 수익을 냈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만 영업을 펼쳤음에도 매출과 이익을 내며 사업성은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최근 2년(2022~2023년) 연속 적자를 내며 판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삼표그룹과 손을 잡으며 국내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스피앤모빌리티 입장에선 관련 기술이나 장비를 직접 개발·생산하지 않아 사업 진출에 들어갈 수 있는 비용을 아꼈다. 아직 에스피앤모빌리티 자체 매출이 나오진 않고 있으나 삼표그룹 영업망을 바탕으로 국내 설계업체와의 접점을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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