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총분석]메디톡스, 패색에도 시총 반등 '법률 리스크 끝이 보인다'수년간 경쟁사와 법정다툼, 법률비용만 수백억…이젠 수익성 입증 '관건'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17 08:19:20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08: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가 제기한 법률 분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주가가 반등을 시작했다. 휴젤과의 미국 소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선 결과를 떠나 법률 리스크가 해소되는 그 자체를 '호재'로 바라보는 분위기다.이젠 메디톡스에 닥친 당면 과제는 올해 1분기 적자전환한 수익성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쏠린다. 해외 중심 사업 확장 전략을 연착륙 시키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8년 소송 막바지, '원조' 입증에 소모된 기회비용
16일 주식시장에서 메디톡스의 주가는 마감 기준 주당 16만7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은 1조1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휴젤과의 예비판결 결과를 받아든 후 연최저점을 기록했다가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판결 전 마지막 분수령이던 사전 심리가 올해 2월 열린 이후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은 줄곧 1조원을 밑돌았다. 전반적인 ITC 법적분쟁 흐름이 메디톡스보단 휴젤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시장은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이 충격이 회복되면서 몸값이 확대됐다.
메디톡스는 수년간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둘러싼 균주 및 출처 분쟁의 중심에 서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 경쟁사와 국경을 넘은 소송전을 이어 왔다. 일련의 법적 분쟁을 거치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오리지널리티'를 상당 부분 공인받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사업 확장 적기에 법적 분쟁 대응에 에너지를 쏟았고 결국 국내 패권을 경쟁주자에 내줬다. 해외서도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국내 기업 중 미국 진출 전략을 가장 먼저 계획했지만 결과적으로 파트너사와 결별했다. 현재는 대웅제약과 휴젤에 이은 미국 시장 3순위를 노리게 됐다.
중국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속도로 움직였지만 결국 파트너사와의 분쟁이 이어지며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액상형 제제를 개발하는 등 R&D 역량은 선두 수준에 다다랐지만 이를 뒷받침할 '사업 역량'이 부족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메디톡스 본사업의 부침은 수 년 간 이어진 '소송 자체'와 연관된다. 특히 R&D와 마케팅과 함께 경쟁사 및 국내 식약처와 진행중인 여러 소송이 얹어지며 제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휴젤과의 ITC 마지막 심리가 진행된 올해 1분기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이제는 해외 현지법인 활용한 '내실 제고' 방점
메디톡스는 바이오텍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곳으로 꼽힌다. 직전 5년 간 연평균 35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기업 체급을 고려할 때 양적 성장과 연간 수백억원의 법률 비용 대응을 함께 소화하기엔 버거웠다.
그간 소송과 관련한 법률비용을 따로 회계상으로 구분해 재무제표에 기재하진 않았다. 통상 ITC 소송을 진행하는데 1년에 2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여기에 갖가지 민사 등 부대 소송을 함께 진행 중인점을 고려하면 1년 법률 비용은 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제는 앞서 '법률 리스크 비용'을 줄이고 다시 성장에 온힘을 쏟아야 할 길목에 섰다. 승기를 잃은 상황에서도 시장이 메디톡스에 오히려 주목하는 건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메디톡스의 기업가치를 가르는 게 소송 승패가 아닌 사업 성과 창출이란 얘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를 포함한 소송 관련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두바이 현지 완제품(DP) 생산시설 건립, 계열사 뉴메코를 통한 국내 중심 수익성 제고 전략 등을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며 "현지법인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고 선진 시장은 물론, 중동, 중남미 등 신흥 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통계로 보는 CFO]'재무총괄 연봉킹'은 단연 삼성전자 박학규 CFO
- 삼양홀딩스, '그룹 40년 헌신' 엄태웅 대표…재무도 겸직
- CFO의 '책임없는 쾌락'을 경계하라
- [2024 이사회 평가]삼천리, 대기업답지 않은 단촐한 이사진 구성
- [통계로 보는 CFO]재무책임자 37%는 자사주 보유…비중은 '1% 미만'
- [2024 이사회 평가]'뼈를 깎는 정상화' 영진약품, 챙길 겨를 없던 거버넌스
- [통계로 보는 CFO]'지주사 체제의 명암' 겸직 CFO, 유가증권시장엔 6곳뿐
- [통계로 보는 CFO]유가증권시장 재무총괄 3분의 1은 '상무님'
- [통계로 보는 CFO]SOX법 취지 무색한 '재무 관리와 공시 책임 분리 관행'
- [2024 CFO 서베이]'ESG 열풍 끝' 낮아진 중요도, 사그라든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