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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체율 점검]신한카드, 리볼빙 감소에도 연체율 상승...차주 자격기준 강화②마의 2% 근접한 연체율...대손상각비 전년대비 10% 늘어

김보겸 기자공개 2024-07-29 12:40:11

[편집자주]

카드사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연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금리 상승과 자산가치 하락 여파가 나타나면서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면서 건전성 개선 노력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07: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 1분기 연체율이 마의 2%에 근접했다.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부실채권 잔액은 올 1분기에만 2100억원을 돌파했다. 부실이 발생하기 쉬운 대출영업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은데다 리볼빙 잔액은 감소했는데도 건전성 지표는 악화했다.

대손상각 금액을 크게 늘렸는데도 치솟는 연체율을 잡지 못하는 건 고금리 상황 속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신한카드는 다중채무자 등 빚 못 갚을 위험이 큰 차주에 대해서는 자격기준을 강화해 운영하는 등 건전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1분기 연체율 1.82%…부실채권 전년대비 24% 늘어

신한카드 올 1분기 연체채권비율은 1.82%로 집계됐다. 이는 통상 업계에서 위험 수준으로 인식되는 2%에 근접한 수준이다. 주요 4대 카드사 중에서는 KB국민카드가 2.14%를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삼성카드(1.16%)와 현대카드(1.04%) 등 비금융지주 계열(대기업 계열) 카드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55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505억원) 대비 24% 늘어난 것이며 코로나19 직전보다도 67%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면서 한때 3000억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후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넘게 연체된 채권을 뜻한다. 금융사는 보유한 자산의 연체 기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한다.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클 수록 부실 위험이 높다.

규모로만 보면 2004년 카드 사태 이후 최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이 5000억원을 넘어선 건 1조2091억원을 기록했던 2004년 3월 이후 20년 만이다. 이후 지금까지는 3000~4000억원 수준을 유지해 왔다.

다만 2004년 당시에는 신한카드 총채권이 10조9468억원에 불과했다. 총채권(자산)이 40조1741억원으로 4배 늘어나는 동안 부실채권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서 625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그럼에도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분기 1.39%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하락하며 2022년 3월에는 0.81%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1%대 중반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 기간별로는 1~3개월 연체액이 3303억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3~6개월은 2461억원(39%)이었고 6개월 이상 장기 연체액은 490억원(8%)이었다.

대손상각비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신한카드 대손상각액은 2194억원으로 전년 동기(1989억원) 대비 10% 증가했다. 대손상각비는 돈을 빌려준 곳이 파산하거나 폐업하는 등 돌려받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매출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이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리볼빙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기 쉽다.

◇공격적 대출영업 없었지만 건전성 악화 못 막아

다만 신한카드가 대출영업을 크게 늘리지 않았는데도 건전성이 악화돼 주목된다. 신한카드 올 1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8조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반면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1조4492억원으로 4% 줄었고 리볼빙 취급액도 2조6056억원으로 3% 감소했다.

공격적 대출영업과는 거리를 뒀는데도 부실채권 상각이 늘어난 건 고금리가 이어진데다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등 차주들의 돈을 갚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탓으로 보인다. 1개월 이상 연체액은 7048억원으로 1년 만에 1170억원 늘었다.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부실자산 상각에 나섰지만 1분기 실적에는 타격을 미치지 않았다. 올 1분기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851억원을 기록했다. 덩치가 커진 데 따른 수익성 하락 압력에도 선방한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차주의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금융상품 등 리스크 상품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중채무자 등 고위험 차주에 대해서는 차주의 상환능력 및 신용도를 고려해 자격기준을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권추심 관리 및 연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장 내 유동성 공급, 정부의 취약자주 대상 정책 실시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해 최적의 관리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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