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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금감원, MBK발 사모펀드 전방위 점검...LBO 방식 손볼까M&A 필수인가 부채 뇌관인가…기업 재무부담 전가 여부 들여다본다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04 12:56:5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투자기업의 부채 현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사례에서 불거진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방식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간 느슨한 감독 기조를 유지해 오던 사모펀드에 대응 수위를 높이며 향후 금융당국이 M&A 과정에서의 과도한 차입 구조를 규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당시 약 3조 원의 인수금융을 활용한 점이 논란이 된 이후 LBO 방식이 기업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LBO 방식 자체를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기업의 부채 부담이 과도하게 전가되는 구조인지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IB업계에서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LBO 방식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자칫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모펀드 전방위 점검…규제 신호탄 될까

금감원은 국내 30대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투자 기업의 부채 관련 자료를 취합 중이다. 실질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80% 이상인 운용자산 규모 상위 30군데 사모펀드가 이번 점검에 포함됐다. 이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을 활용하는 사례를 점검하고 피인수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LBO 방식을 활용해 약 3조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한 점이 논란이 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자산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를 진행했으며 이후 홈플러스가 부채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경영악화로 이어졌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투자대상 기업 부채비율을 들여다보는 건 M&A 과정에서 LBO 방식을 활용한 차입 규모가 과도한지와 피인수 기업에 재무적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인지 등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BO 방식, 이점과 문제점은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M&A 방식이다. 사모펀드는 보유 자금만으로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금융기관 등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해 레버리지를 활용함으로써 적은 자본으로도 대형 M&A를 진행할 수 있다.

LBO 방식의 주요 장점은 적은 자본으로 대형 기업 인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일반적인 M&A 기법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하다. 피인수 기업의 부채 부담이 과도해질 가능성이 높고 인수 과정에서 투자자의 이익이 우선시된다. 기업이 경영 악화 시 자산을 잃고 채권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사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MBK파트너스는 직접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대신 먼저 SPC(특수목적법인)인 ‘한국리테일투자’를 설립해 인수 구조를 설계했다.

첫 단계에서 한국리테일투자는 홈플러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홈플러스베이커리(현 홈플러스홀딩스)’를 12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홈플러스베이커리는 홈플러스 지분 47.83%를 보유한 ‘홈플러스테스코’를 8500억원에 인수했다. 마지막으로 홈플러스테스코가 홈플러스 전체를 5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구조였다.

핵심은 홈플러스테스코가 인수 과정에서 3조원을 외부에서 차입한 점이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테스코의 자산과 주식이 담보로 제공되었고 이후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베이커리, 홈플러스테스코, 홈플러스를 합병하면서 차입금이 모두 홈플러스로 귀속되었다. MBK파트너스가 처음부터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차입한 건 아니지만 최종적으로 피인수기업인 홈플러스가 인수 금융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LBO 구조가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MBK파트너스는 적은 자기자본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할 수 있었다. 향후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할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인수 시점부터 3조원의 차입금을 안고 출발했으며 이후 쿠팡 등 온라인 커머스의 급성장과 유통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M&A 시장 위축 우려도…금융당국, 신중 기조 유지

IB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조치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LBO 방식이 글로벌 M&A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법인 만큼 전면적인 규제는 오히려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IB업계 고위관계자는 “기업 인수 시 레버리지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LBO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M&A 과정에서 차입금 활용은 필수적이며 이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부채를 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감원이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부채비율 점검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것 역시 LBO 방식을 쓴 인수 케이스에 대해 인수 당시 차입금을 주주가 부담하고 있는지, 혹은 회사가 부담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도 LBO 방식의 규제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BO 인수 방식은 기업 M&A 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쓰는 방식 중 하나"라며 "실제 이게 법원에 가서 배임죄로 처벌받는 경우도 있지만 사안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사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기엔 신중해야 한다"며 개선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현재 30대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투자기업의 부채비율을 점검 중이며 LBO 방식 역시 (M&A 시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사 중인 만큼 중간 단계에서 가치평가를 하긴 어려운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금감원의 사모펀드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규제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조사 과정에서 LBO 방식으로 인수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다면 금융당국이 LBO 방식을 손볼 가능성도 있다.

다만 IB업계와 금융당국 내에서도 LBO 방식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전면적인 규제보다는 일정 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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