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한국사업 점검]폭발하는 여행수요, OTA '플리기' 몸집 키우나④국내 인바운드 지배력 확대, 한국 플랫폼과 협업 늘려
변세영 기자공개 2024-08-05 07:49:11
[편집자주]
중국 최대 IT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전방위적으로 한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2C 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를 중축으로 기업 간 온라인 B2B를 전개하는 알리바바닷컴, 여행부문에서는 플리기 등을 활용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더벨은 알리바바그룹의 국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과 과제 등을 폭넓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리바바그룹이 새로운 먹거리로 ‘여행’을 낙점하고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계속 폭발하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한한령 해제 기대감과 맞물려 방한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플리기(Fliggy)를 통해 국내 인바운드 여행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업계에서는 플리기가 현재는 중국인을 대상으로만 전개하지만 향후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론칭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되면 야놀자나 트립닷컴 등 OTA 플랫폼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알리페이 등 계열사 연동해 중국 이용자 끌어모아
여행업계에 따르면 방한 관광객 수는 2021년 97만명에서 지난해 1103만명으로 11배 이상 급증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관광 수입 3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13억명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사드라는 악재에도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에서 여전히 가장 큰 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8월 국내 단체관광을 재개하고 점차적으로 한한령 해제 움직임까지 감지되면서 한국으로 여행하는 중국인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플리기가 한국 인바운드 시장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플리기는 중국을 대표하는 여행 플랫폼 사업자다. 400개 이상 항공사·여행사, 60만개 이상 숙소 등과 제휴를 맺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항공·숙소·관광 등 여행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 이용자 수만 약 3억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키지여행을 선도했던 중국 중장년층이 아닌 20·30 MZ세대가 주 고객층이다. 과거 중국인들의 국내 인바운드 여행은 ‘패키지’가 대세를 이뤘다. 국내 중소형 중국인 전담 여행사들이 중국인에게 저가형 패키지여행 상품 등을 팔아 고객을 유인하는 구조였다. 그러다 최근에는 단체관광이 아닌 30대 이하 싼커(개별관광객)가 늘어남에 따라 플리기의 파워가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플리기의 경쟁력은 ‘계열사 연동’에서 나온다. 타오바오나 알리페이 등 알리바바그룹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하도록 만들어 소비자를 ‘락인’하는 방식이다. 상품 연계도 이뤄진다. 가령 중국 최대 이커머스 티몰에서 플리기 여행상품을 라이브커머스로 대량 판매하는 등이 그 예시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인 105만명이 플리기를 통해 한국 여행 상품을 구입했다. 한국 관광산업에 2조4000억원의 소비 효과를 창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서비스 론칭 가능성, 파급효과 상당할 듯
플리기는 국내 여행·레저 사업자들과 비즈니스 협력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플리기는 2021년 한국 전담팀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국내 플랫폼과의 협업에 나섰다. 지난해 호텔 예약 서비스 업체 호텔패스와 협약을 맺고 중국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한국호텔을 예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동하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에는 온다, 올마이투어닷컴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국내 여행 플랫폼 입장에서는 해외 현지 여행사나 글로벌 B2B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숙소를 연동해 주는 소위 ‘채널링’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매출을 수취할 수 있다. 플리기는 국내 알짜배기 숙소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플리기가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전개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플리기는 현재 중국인을 대상으로만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글로벌로 영향력을 뻗치는 것처럼 플리기도 이 같은 기조를 따라갈 것이라는 의미다.
현재 국내 OTA시장은 중국 트립닷컴그룹에 속한 트립닷컴과 미국 익스피디아 그룹 소속인 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업체들과 야놀자·여기어때 등 국내 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플리기가 국내 서비스 론칭과 함께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OTA 플랫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숙소 구색과 가격인데 만약 플리기가 한국에 진출해 프로모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면서 “당장은 얘기 들리는 게 없지만 향후 계속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에스앤크리에이트컬처, 에이씨피스포츠출발조합 첫 투자처 '낙점'
- 엔솔바이오사이언스, 100억 투자 유치…넥스트 물질 박차
- [i-point]신테카바이오, TPD 전문 나스닥 상장사 공급계약
- [Korean Paper]산은, RFP '배포'…변수는 '트럼프 취임'
- [i-point]티로보틱스, '3000만불 수출 탑' 수상
- 롯데칠성음료, 생산본부 '세대교체'…효율화 '가속'
- [2024 이사회 평가]SPC삼립, 활발한 이사회 속 아쉬움 남긴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화승엔터프라이즈, 준수한 '참여도'…경영성과 '발목'
- [2024 이사회 평가]현대홈쇼핑, 소위원회 다양성 '강점'‥실적 개선은 과제
- 오리엔트바이오, 탈모약 '경피제→주사제' 임상진입 총력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우수한 경영성과' F&F홀딩스, 평가프로세스는 '아쉬움'
- 웅진, '부활한 M&A 본능' 사업 다각화 '드라이브'
- 교육3사 '웅진·교원·대교', 상조로 다시 '진검승부'
- [코오롱FnC는 지금]'브랜드 인큐베이팅' 침체 딛고 종합패션기업 성과
- [1203 비상계엄 후폭풍]대내외 불안정, 외국계 유통사들도 '예의주시'
- [전자랜드는 지금]승계 앞서는 장남, 과제는 '지주사 지분율 확대'
- F&F, '강남 사옥 이전' 차입카드 꺼낸 배경은
- [thebell note]LG생활건강 '뷰티테크' 거듭나려면
- [전자랜드는 지금]잇따른 전문경영인 교체, 오너2세 전면등판 언제쯤
- [빙그레 지주사 전환]빙그레홀딩스, 지주사 요건 달성 플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