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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 출자 프리패스, VC 우수운용사]유니콘 11곳 엑시트 전략, IPO 보다 한발 빠른 구주매각⑩포트폴리오 기업 상장 이전 대부분 회수 완료…분산 회수로 리스크 헷징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14 09:43:57

[편집자주]

국민연금공단(NPS)이 출자한 펀드로 우수한 운용성과를 기록한 벤처캐피탈(VC)은 ‘우수운용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 ‘높은 허들(IRR 12%)’을 넘어 실력을 입증하면 경쟁없이 큰 손인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을 기회를 얻는다. 정시출자에 비해 큰 금액을 출자 받을 수 있을뿐 아니라 출자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하는 만큼 의미가 상당하다.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가 국내 VC 펀드 대형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더벨은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의 의미를 짚어보고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VC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수운용사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운용한 펀드로 10개가 넘는 유니콘을 배출하면서 준수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를 만들어냈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벤처캐피탈의 엑시트 전형으로는 흔히 기업공개(IPO)를 꼽는다. 그러나 유니콘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은 기업공개(IPO)에 앞서 한발 빠르게 상장 전 구주를 수 차례 나눠 매각하는 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VC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IPO다. 그러나 IPO 시장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회수가 원활하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해 벤처캐피탈은 상장 전에 구주를 매각하는 사례가 많다. 프리IPO 단계를 노리거나 혹은 원매자를 찾아 장내·장외에서 보유한 지분을 수 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우수운용사들은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고집하지 않았다. 유니콘이 되더라도 상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펀기 만기 도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계기가 된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상장(IPO 및 우회상장 포함)을 통해 유니콘을 졸업한 기업은 4곳(카카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하이브)에 그친다. 우수운용사들은 IPO에 성공한 유니콘 포트폴리오의 경우도 대부분 상장 이전에 일정 부분 엑시트에 나서 리스크를 헷징했다.

◇카카오 찜한 한투파, 3차례 걸친 회수로 16배 멀티플

카카오의 전신은 2006년 12월 설립된 아이위랩이다. 회사는 창업 후 4년간 여러 소셜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10년 3월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대박을 치자, 카카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카카오톡은 출시 하루만에 앱 시장 1위에 오르며 가입자 3만명을 모았다. 2011년 4월에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고 2012년에는 5000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 5월 기업가치 2조원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던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을 결정했다. 3조4000억원대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로 도약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는 일찌감치 카카오에 베팅한 VC다. 지난 2011년 카카오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중 40억원의 투자금은 '09-7 한국벤처조합제15호'를 통해 투자했다.




한투파는 총 세 차례에 걸쳐 회수를 진행됐다. 먼저 2013년 8월에 보유 지분 중 30%에 해당되는 15만주를 주당 6만원에 매각(90억원)하면서 75억원의 매각차익을 실현, 원금회수에 성공했다. 이후 2014년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 과정에서 28만주를 매각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카카오의 주식을 샀던 2011년 당시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2200억원이었다. 이후 합병 과정에서 피합병법인 카카오의 주식 평가액이 11만3429원으로, 카카오의 당시 기업 가치는 2조3238억원으로 올랐다. 3년만에 11배 가까이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한투파는 2015년 6월 남은 카카오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09-7 한국벤처조합제15호을 통해 카카오에 투자한 총 40억원은 655억원으로 돌아왔다. 멀티플만 16.4배에 달한다. 한투파는 내부수익률(IRR) 19%라는 양호한 성과로 해당 펀드를 청산했다. 결성금액(700억원)의 2배가 넘는 1460억원을 국민연금 등 펀드 출자자들에게 돌려줬다.

◇우리벤처·에이티넘, 토스·두나무 구주로 쏠쏠한 성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은 유니콘 기업을 다수 육성해 낸 펀드다. 국내에 이름이 알려진 기업으로는 크게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있다. 특히 토스는 현재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올해 초부터 보유한 토스 지분 구주 매각을 추진했다. 투자 비히클로 활용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682억원)’과 ‘KTB 해외진출 플랫폼’ 펀드(1150억원)'의 청산 만기가 임박하면서 회수가 불가피해졌다. 토스가 IPO를 성공하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만큼, 회사 입장에선 아쉬움도 있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IPO 주관사 PT 당시 회사의 기업가치가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비바리퍼블리카 엑시트로 약 40배의 멀티플을 달성했다. 약 1300억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또 한 번 굵직한 엑시트 사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또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M&A 되는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 투자원금 대비 27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투자원금 23억원이 625억원으로 되돌아왔다.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은 △두나무 △직방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에 투자한 펀드다. 펀드는 올해 청산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공정가치 평가금액을 반영한 예상 IRR은 33.8%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서 '잭팟'이 터졌다. 71.4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2017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이용해 구주와 우선주를 투자하며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500억원으로 평가됐으나, 2021년에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는 각각 2020년 9월, 2017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에이티넘인베는 두 회사 일부 지분을 상장 전 매도하고, 상장 후에는 장내 매각하는 식으로 회수 타이밍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외에 LB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을 통해 하이브에 55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전 투자 유치단계에서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해 887억원을 회수했다. 멀티플 성과는 16.2배다. 한투파는 '09-7 한국벤처조합제15호'을 통해 바디프랜드에 투자해, 두 차례에 걸친 구주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몰락한 유니콘 '옐로모바일', SL인베 빠른 판단 '주효'

SL인베스트먼트는 현재는 폐업한 '옐로모바일' 투자에서 우수한 회수 성과를 거뒀다. 회사의 사세가 기울기 전 빠른 회수를 통해 성과를 낸 사례다. 옐로모바일은 일찍이 유니콘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던 기업이다.

옐로모바일은 2013년 ‘모바일 스타트업·벤처 연합군’을 표방하며 출범한 기업이다. 다양한 분야 모바일 스타트업과 벤처가 힘을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인터넷 최저가 비교 ‘쿠차’, 모바일 콘텐츠 ‘피키캐스트’를 비롯해 수십개 스타트업이 뭉쳤다.

SL인베스트먼트는 옐로모바일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13년 9월과 2014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했다. 'SLi Growth Acceleration펀드'를 활용해 35억원을 투자했다. SL인베가 첫 투자할때만 해도 500억원 수준이던 기업가치는 두 번째 투자 당시엔 2482억원까지 올랐다. 옐로모바일이 2016년 프리IPO를 유치할 당시엔 4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옐로모바일의 성장은 주춤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왔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증시 입성 후 프리IPO 당시의 기업가치 이상을 평가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이 IPO에 나선다면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옐로모바일은 상장에 실패하고, 무리한 사업 확장과 부실한 재무관리로 사세가 급격히 꺾였다. 올해 4월에는 폐업 절차를 마무리했다. 폐업 이전에는 감사에 필요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2017년부터 5년 동안 회계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통보 받았다.

SL인베스트먼트는 옐로모바일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던 2015년부터 회수 작업에 착수했다. 한 발 앞선 판단 덕분에 SL인베스트먼트는 성공적으로 회수를 마쳤다. 총 157억원을 회수했다. 투자 원금(35억원) 대비 4.5배 멀티플이다. IRR은 147.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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