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우리투자증권, DCM 초기 전략은 캡티브 영업?공격적 외부 영입으로 '커버리지' 잠재력 인정…관건은 '세일즈' 역량
이정완 기자공개 2024-08-20 07:18: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1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IB 도약을 노리는 우리투자증권은 DCM(부채자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공식 출범 전부터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미래에셋증권 출신 박현주 CM본부장(전무)이 대표적이다.IB(투자은행)업계에서도 인력 충원을 통한 커버리지 역량 강화에는 공감하는 시선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딜 수임으로 이어지려면 탄탄한 세일즈 역량이 뒷받침 돼야 한다. 결국 당분간은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를 앞세울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대기업과 '접점' 확실하게 갖췄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1일 10년 만에 공식 출범했다. 자기자본 1조1000억원 규모로 업계 18위권 중형 증권사로 출발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5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시키기로 한 뒤 디지털 중심 리테일과 IB 중심 육성 전략을 짰다.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IB 확대 의지가 드러났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가 10년 내에 초대형 IB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대형 IB로 등극하기 위해선 4조원 넘는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전통 IB 중에서도 커버리지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출범 전부터 외부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미래에셋증권 커버리지 비즈니스 핵심인 박현주 CM본부장이 일찌감치 합류를 결정했다. 박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에서 대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던 인물이다. 그가 속했던 기업금융1본부는 SK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등을 관리하고 있다.
박 본부장 외에 미래에셋증권에서 추가 수혈도 있었다. 기업금융2본부에 속해있던 팀장·부장급 인력 2명이 우리투자증권으로 이직했다. 각각 LG그룹, 포스코그룹·신세계그룹 등을 핵심 커버리지로 삼던 인물이다.
이를 통해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한 조달을 펼치는 대기업과 확실한 접점을 갖췄다. 올해 현재까지 일반 회사채(SB)를 가장 많이 발행한 대기업은 SK그룹이다. 5조8800억원을 조달했다. 2위 LG그룹, 3위 롯데그룹과도 모두 접근이 가능한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입 덕에 대기업도 우리투자증권의 존재감을 인식할 것"이라며 "커버리지 비즈니스 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은행·운용사 시너지 강조할 듯
하지만 회사채 주관 기회로 이어지는 건 다른 문제다. 대기업이 익숙한 파트너 외에 새로운 IB를 택하게끔 하려면 확실한 신뢰감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전 우리종합금융 시절에는 올해 회사채 인수 실적이 6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실적이 미미했다. 이 중 400억원은 우리금융지주의 회사채 발행 때 참여한 물량이다. 나머지 200억원은 현대코퍼레이트 발행 때 인수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결국 기업 입장에선 신디케이트 역량을 볼 수밖에 없는데 우리투자증권이 이를 잘 갖췄다고 설명해도 전적으로 믿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다른 대형 증권사와 곧바로 경쟁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우리투자증권이 딜 수임을 위해 캡티브 영업을 앞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캡티브 영업은 증권사가 회사채 주관을 따낼 때 보험사, 자산운용사, 종합금융사, 캐피탈사 등 계열사 참여를 약속해 수임하는 방식이다.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 증권사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금융그룹 산하에는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자산운용 같은 계열사가 있는 만큼 이들이 지원군으로 나설 수 있다.
직접적인 캡티브 영업까진 아니지만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 지원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최대 2조원 규모 계열사 공동펀드를 조성해 우량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는 물론 회사채 주관·인수 기회 선점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빠른 시일 내에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전방위 지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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