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회장 경영복귀]보폭 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 교차②'전기차 캐즘' 돌파구 마련 부담…잔존하는 사법리스크도 발목
고설봉 기자공개 2024-08-20 14:04:48
[편집자주]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경영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기차 시대 개막으로 혜성처럼 떠오른 에코프로그룹은 최근 전기차 캐즘으로 불황에 직면했다. 업황 최고점에 사법이슈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이 전 회장은 업황이 꺾인 지금 경영복귀 길을 열었다. 그의 경영복귀가 에코프로그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전 회장 경영복귀의 의미를 짚어보고 그가 열어갈 또 다른 미래를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3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특별사면으로 경영복귀 길을 열었지만 구체적인 복귀 시기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다. 에코프로그룹 안팎에선 이 전 회장의 조기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넘어야할 부담도 크다.이 전 회장의 복귀 시점과 방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영환경과 사법리스크다. 전기차 캐즘으로 당장 뚜렷한 실적 회복 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크다. 또 특별사면으로 형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석방되는만큼 사법리스크를 온전히 해소하지 못한 점은 불안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전기차 캐즘에 뚜렷한 성장전략 마련 부담
이 전 회장 경영복귀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은 주식시장에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이 전 회장이 특별사면된 뒤 첫 거래일인 16일 에코프로그룹 주들은 주식시장에서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 오전 최고가를 찍은 그룹주 대부분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기대감이 꺾이는 모습이다.
에코프로는 이날 시가 9만2300원을 기록한 뒤 오전 9만31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오후 전일 종가인 9만8000원 선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날 시가 18만9700원을 시작으로 장중 19만1900원까치 치솟았지만 이후 전일 종가 18만6000원 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에코프로머티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이 전 회장의 특별사면은 에코프로그룹에 긍정적 이슈로 통했다. 그러나 기대감만큼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지 못했다. 경영복귀 시점과 방식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본질적으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가 에코프로그룹의 실적 개선 등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 실적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기차 캐즘 현상에 따라 저하되기 시작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핵심 부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다. 양극재 등을 주로 생산해 삼성SDI에 80% 이상을 납품한다. 삼성SDI는 에코프로로부터 납품받은 재료를 기반으로 이차전지를 만들어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외면받고 있다. 여러 이슈로 인해 전기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이차전지 산업도 동반 타격을 받고 있다. 수요처가 급감하면서 이차전지 생산·판매사와 그 소재·부품사들로 연쇄적으로 부실이 전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 실적도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의 경영복귀가 뚜렷한 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이 전 회장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11억원 넘는 주식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원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15개월 형기를 채웠고 남은 9개월을 사면받아 석방됐다.
사법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이 전 회장에 대한 이슈는 와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형기를 다 마치고 만기 출소한 것이 아닌 특별사면으로 면죄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 제한 기준에 걸리지 않는 만큼 경영복귀가 가능하지만 복귀 명분은 확보하지 못했다.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의 경영능력과 비전 등에 대해선 에코프로그룹 안팎에서 갖는 의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경영자로서 갖춰야할 준법의식과 사회적 책임 등 소양 면에선 이번 사법리스크는 큰 타격이란 분석이다. 특히 그룹 경영에 있어 ESG가 하나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한 시세조종 혐의는 주식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면죄부를 받기 힘든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과 에코프로그룹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에코프로그룹은 그룹사 전반에 걸쳐 내부통제를 강화하며 경영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의 실형 선고를 전후로 사내·사외이사 구성 비율을 동수로 구성하고, 사외이사의 경우 전문성을 보유한 이들을 중용했다. 또 준법경영 제고를 위해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내 징계를 받은 임직원이 등기임원을 맡지 못하는 제도를 신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3월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전하게 돼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 전 대표가 법정구속된 지난해 5월에도 입장을 내 “에코프로를 사랑하는 투자자, 주주, 임직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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