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ADC' 리포트]신경외과 교수가 본 가능성, 3요소 다 갖춘 에임드바이오③교모세포종서 일단 고형암 선회, 항체 발굴 이어 링커 페이로드도 확보
김진호 기자공개 2024-12-04 09:45:47
[편집자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겨냥한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엔허투'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ADC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파마와의 딜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맏형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전략적 투자 및 협업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벨은 ADC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K-바이오의 전략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십년 뇌질환 환자를 다룬 신경외과 교수는 왜 ADC를 겨냥할까. 삼성서울병원서 교원창업한 에임드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이다.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을 공략한다는 포부를 갖고 시장에 등장했다는 점도 의문점이다. ADC는 혈액암 그리고 고형암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와중에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 그리고 유한양행, DS자산운용 등 굵직한 투자자를 유치하며 펀딩 혹한기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설립 6년만에 ADC 파이프라인 'AMB302'의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 바이오텍 중 리가켐바이오에 이어 두 번째로 글로벌 임상 진입이다.
에임드바이오는 경험이 부족한 만큼 임상을 당장 시도하진 않는다. 기술수출 후 파트너사를 통해 수행하는 방향 등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대신 2종 이상의 추가 ADC 파이프라인의 전임상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공동으로 ADC 구성요소인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을 자체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뇌암 임상의가 주목한 FGFR3…중국 기업과 ADC로 완성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설립 직후부터 FGFR3라는 항원을 타깃할 항체 발굴에 매달렸다. 창업 멤버이자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임상의로 30여년간 활약한 남도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교모세포종의 치료를 위한 타깃 물질로 FGFR3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FGFR3가 교모세포종이나 방광암 등 일부 암종에서 과발현된다는 연구가 쌓이고 있던 때였다. 결국 FGFR3 타깃 항체를 발굴했고 2019년 미국에서 처음 승인된 '엔허투'처럼 차세대 모달리티로 떠오른 ADC에 이 항체를 접목하기로 결정했다. 항체를 제외한 나머지 ADC 구성요소는 파트너사를 통해 수혈하는 방식이었다.
에임드바이오는 2022년 중국 진퀀텀 헬스케어(진퀀텀)와 연구제휴 협약을 맺었다. 진퀀텀은 페이로드와의 결합 안정성을 높일 친수성 고리형 링커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진 링커와 국소이성질화효소Ⅰ 억제제 계열의 페이로드를 FGFR3 타깃 항체에 접합시켜 AMB302를 완성했다.
AMB302에 대해 여러 암종에서 쥐를 통한 전임상 연구가 진행됐고 영장류 대상 안전성 검증까지 완료됐다. 관련 결과가 주목받으면서 올해 7월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 3곳이 공동 출자해 만든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와 인터베스트 등이 각각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자처했다.
하지만 에임드바이오가 선택한 AMB302의 미국 임상 1상의 첫 적응증은 당초 노렸던 교모세포종은 아니었다. 교모세포종 대비 환자수가 많아 미충족수요가 높은 질환을 찾았다. 그게 바로 방광암과 두경부암 등 고형암이다. 해당 적응증으로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는 “임상 1상을 직접 수행할 자금적 여력은 있지만 관련 경험이 있는 파트너사에 기술수출한 다음 진행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물질 2종 전임상도 병행, 링커-페이로드 2종 개발도 완료
에임드바이오는 AMB302의 뒤를 이을 후속물질의 전임상 연구와 ADC 개발에 필요한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확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2023년 6월 진퀀텀과 추가 ADC 5종을 발굴하는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AMB302에 뒤를 이을 후속 물질 2종의 발굴까지 마친 상태다. 코드명은 'AMB303'과 'AMB304'고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허 대표는 "전임상 중인 ADC 후보 2종에 대한 계약 조정이 조만간 마무리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공동으로 페이로드와 접합부인 링커 기술 개발도 시도한다. 페이로드를 붙잡는 링커 부위의 화학 반응을 ‘클리베지 케미스트리(Cleavage chemisty)'라고 한다. 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야만 페이로드가 필요한 부위에서 떨어질 수 있다.
양사는 기존에 있던 듀오카마이신과 켐토테신 등의 페이로드와 그 접합 부위의 화학 반응을 개선하는 작업을 거쳐 각각 AMB401과 AMB402로 최적화시켰다. 이를 통해 고형암에 쓸 수 있는 2종의 링커-페이로드를 확보했다.
최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면역조절기능을 갖춘 페이로드도 발굴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면역활성을 통해 암세포의 죽음을 유도하는 페이로드를 찾는 일이다. 이러한 물질을 '면역조절자'라 부른다. ADC에 추가할 경우 면역항암제와의 병용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 CTO는 “암 세포를 공격하면서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는 페이로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며 "관련 연구도 수행해 나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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