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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ADC' 리포트]카나프테라퓨틱스, 이중항체서 신약까지 오픈이노 활용법⑥롯데바이오로직스와 신규 링커-페이로드 개발, 녹십자와 선도물질 발굴 연구

김진호 기자공개 2024-12-11 10:24:42

[편집자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겨냥한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엔허투'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ADC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파마와의 딜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맏형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전략적 투자 및 협업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벨은 ADC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K-바이오의 전략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DC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이유는 항체가 있기 때문이다. 혈액에서 떠돌다 암세포를 인식해 이동한다. 이 때 링커가 풀리면서 톡신(페이로드)이 떨어져나오고 공격을 퍼붓는다.

하지만 시판된 ADC의 고형암 도달 비율은 1% 미만. 이를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암세포 표면에 항원 두 개를 동시에 붙잡도록 고안된 이중특이항체(이중항체)가 꼽힌다. 여기에 링커와 페이로드를 달아주는 이중항체 ADC는 단일항체 ADC의 진화 버전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유전체 분석 및 이중항체 발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무기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이중항체 ADC 개발 협업을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이어 GC녹십자와도 공동연구 협약을 맺으며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유전체 분석 및 TMEKine 플랫폼…이중항체 ADC 확장 발판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19년 설립 초기부터 꾸준하게 업계 주목을 받았던 바이오텍이다. 동아에스티와 유한양행 등 국내 주요 제약사와 기술수출(L/O)을 성사시키면서다.

주로 저분자성 화합물이나 이중항체 기반 항암 신약을 발굴하던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설립 3년차인 2022년 오스코텍과 저분자 화합물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해 L/O를 맺고 9개월 뒤 동아에스티와 이중항체 신약 파이프라인의 L/O를 이뤘다.

특히 동아에스티와의 계약은 선급금 50억원을 포함해 총 2030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올해 초에는 SOS1 억제제 계열의 저분자물질을 유한양행에 208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의 파이프라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던 배경엔 단연 창업주 이병철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저분자부터 단백질까지 아우르는 신약개발사를 고민했다.

우선 단백질 연구를 위해 설립 초기 유수의 대학에서 수혈한 물질 기반 'TMEKine' 플랫폼을 만들었다. TMEkine은 '종양 미세 환경(TME)'과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을 결합한 용어다.

다만 TME나 사이토카인 등을 선별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받은 인터류킨(IL)-12 변형체와 시카고대로부터 받은 특정 사이토카인 등 2종의 물질을 활용하는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전신 독성을 줄일 수 있는 IL-12 변형체를 가져왔고 여기에 다양한 항체를 붙여 이중항체를 구성하고 있다"며 "이렇게 만든 물질 중 하나가 동아에스티에 기술수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저분자성 물질은 유전체학에 기반해 발굴하는 중이다. 그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유전체학 전문기업 '23앤드미'에서 근무한 바 있다. 알려진 휴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유력한 저분자성 물질을 발굴하는데 특화된 경험을 가진 셈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저분자성 물질과 이중항체를 융합해 ADC 개발을 선언한 것도 이 대표 경력과 맞닿아 있다. 그는 2010년부터 약 6년간 스위스 로슈의 신약개발 자회사 '제넨텍'에서 ADC 개발 연구 등을 수행했다.

이 때 ADC 파이프라인의 발굴부터 임상 1상까지의 과정을 진행해봤다. TMEKine 기반 이중항체 발굴 기술이 있기 때문에 링커-페이로드만 확보한다면 이중항체 ADC를 만들어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저분자성 물질이 곧 페이로드인데 유전체학을 통해 이를 발굴하는 기술이 있다"며 "제넨텍에서 링커 관련 랩장으로 연구도 했어서 링커 기술만 확보하면 이중항체 ADC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개발 완료..."내년 7월 첫 물질 도출 목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7월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개발을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힘을 모았다. 링커-페이로드를 개발하면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신약개발을 시도할 계획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기술을 증설 중인 시러큐스 사이트의 ADC 제조 역량과 결합해 관련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12월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시리즈C 라운드의 전략적 투자자로 신규 참여하기도 했다.

양사가 진행한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개발이 완료돼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아직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롯데바이오와 함께 개발한 링커-페이로드가 진보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공동개발한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에 더해 이중항체까지 주요 기술을 확보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내년 7월까지 첫 파이프라인을 도출을 목표로 삼는다. 이에 대한 파트너는 지난달 공동연구 협업을 맺은 GC녹십자다.

양사는 c-MET이나 EGFR, PD-1 등 알려진 2개의 항원을 동시 타깃하는 이중항체 ADC를 개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항원이 독창적이진 않지만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c-MET과 EGFR을 동시에 노리는 대표적인 약물로는 미국 얀센이 개발한 이중항체 기반 비소세포폐암 신약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있다.

이 대표는 "완전히 새로운 타깃을 찾기보다 c-MET이나 EGFR 등 기존의 항원을 주목하고 있다"며 "명확한 기전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이중항체 ADC 첫 선도물질을 내년 7~8월까지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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