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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전 지표 '평균 3점 이하' 부광약품, 변화 행보는 긍정적이사 단 4명의 단출한 이사회, 시스템 미비로 평균 1~2점대 그쳐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31 10:10:1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7: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의 대표 상장기업인 OCI홀딩스와 OCI는 선진적 이사회 체계를 갖추고 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다양한 배경의 이사들을 구성해 준수한 운영을 이어나간다.

반면 한 지붕 아래 있는 계열사 부광약품 이사회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구성과 정보공개, 견제기능, 평가 프로세스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랜 기간 오너 중심 경영을 이어온 중소 제약사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최악으로 치달은 실적도 부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다.

올해 소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 구조조정 등 변화를 꾀하는 행보는 긍정적이다. 그룹 기준에 발맞춰 이사회 체계를 다잡아가는 과정에 있다.

◇전반적 개선 필요한 부광약품 이사회, 과반 사외이사 '긍정적'

THE CFO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부광약품은 255점 만점에 94점을 받았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을 참고해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총 6대 공통지표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다.

평균 3점이 넘는 지표가 없을 만큼 전반적으로 부실한 평가를 받았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약 37점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나마 참여도가 평균 2.8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보접근성과 견제기능이 2점대 초반을 기록했다. 그 외 구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는 평균 1점대에 머물렀다.

부광약품 이사회는 이사 수가 4명에 불과한 단촐한 구성이다. 지난해까지 6명으로 꾸려졌던 부광약품 이사회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4명으로 조정됐다. OCI그룹 오너 이우현 회장이 빠지고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단 1명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부광약품은 별도기준 총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으로 사외이사 과반 이상 의무를 따를 필요가 없는데도 4명 중 3명을 사외이사로 채웠다. 한미약품과의 통합 불발로 이사회 구성이 당초 계획한 5명에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과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이사회 규모가 작은 점, 이사들의 경력이나 연령 등이 획일화 되어 있는 점, 이사회 별도 지원조직이 없는 점 등이 구성 항목의 평균을 낮추는 감점요인으로 지목됐다. 규모가 작은 중소 제약사의 한계가 도드라졌다.

평균 1.4점에 그친 평가 개선 프로세스에서는 단 1개 항목을 제외하고 모두 1점 최하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가 없고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낮게 평가됐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 기록, 경영성과 평가 악영향

부광약품 이사회 평가 6개 지표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지표는 경영성과였다. 평균 1.2점에 그쳤다. 경영성과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등 '투자' 측면과 실적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경영성과',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측면을 따져 점수를 매긴다. 부광약품은 부채비율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1점을 받았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2023년 연결기준 부광약품 매출은 34% 감소했고 영업적자 폭이 수억원 규모에서 수백억원으로 대폭 커졌다. 이 여파가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작년 초 9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실적 악화로 매년 실시하던 배당도 멈췄다. 1주당 100원으로 높진 않지만 꾸준히 현물 또는 주식배당을 진행하던 부광약품은 지난해 큰 적자로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다. 투자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배경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무건전성도 다소 악화했다. 부채비율이 전년도 47.5%에서 지난해 83.1%로 훌쩍 뛰었다. 물론 워낙 부채비중이 낮았던 덕분에 재무건전성에 큰 부담을 줄 정도의 수치는 아니다. 작년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91.9%였다.

지난해 말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부분이 긍정적이다. 올해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성과 지표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사회 시스템도 점차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상법상 의무 대상이 아닌 감사위원회를 두고 있고 올해 정기주총에서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소위원회를 추가 신설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아직까진 이사 수가 4명에 불과해 보상위원회와 ESG위원회가 정식으로 꾸려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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