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다른 금융지주 살펴보니…힘빠지는 '외부 후보들'최근 공개된 외부후보 단 4명…현업 물러난 올드보이 대다수
조은아 기자공개 2025-01-08 13:03:3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5: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3년 사이 회장을 선임한 금융지주로는 2022년의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2023년의 우리금융과 KB금융이 있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3곳에선 외부후보 1~2명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번 하나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2명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으나 공개되진 않았다.과거 외부후보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금융권에서 내로라하는 거물급 인물이지만 숏리스트에 포함될 당시엔 현업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는 점이다. 외부후보들이 최종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현직에 있는 인물들은 공개를 꺼리거나 후보 자리 자체를 고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공개된 외부후보 단 4명…'올드보이' 대다수
2022년 초 하나금융 숏리스트 5인 중 외부후보는 2명이었다. 이성용 전 신한금융 디지털최고책임자(CDO) 겸 신한DS 사장과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경쟁사 CEO 출신 인사들을 숏리스트에 올렸다는 점에서 파격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둘 다 마지막 관문은 통과하지 못했다.
이성용 전 사장은 2021년까지 신한금융에서 몸담던 인물이다. 이전까진 컨설팅 회사에서 주로 근무하다 2019년 신한금융에 영입됐다. 최희남 전 사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한국투자공사 사장 이전까지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을 거쳐 세계은행 상임이사, 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 전 사장은 1962년생, 최 전 사장은 1960년생으로 숏리스트에 올랐을 때 60세 안팎이었다.
신한금융의 경우 내부후보 3명만 숏리스트에 올랐다. 우리금융은 4명의 숏리스트 중 현 회장인 임종룡 회장만 외부후보였다.
KB금융은 2023년 말 두 차례에 걸쳐 숏리스트를 발표했는데 2차 숏리스트 발표 때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외부후보 2명 중 1명이 알려졌다.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이 주인공이다. 그는 하나은행장을 거쳐 하나금융 부회장을 지낸 거물급 인물로, 이름을 올릴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최근 3년 사이 4대 금융지주에서 공개된 외부후보는 단 4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뒤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는 점이다. 사외이사를 지내거나 혹은 외국에서 근무 중이었다. 임종룡 회장 역시 2017년 7월 금융위원회를 떠나 법무법인 율촌 고문과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를 지내고 있었다. 우리금융 회장에 오르며 6년 만에 금융권으로 복귀했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직일 경우 해당 자리에서 중도하차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종 관문을 뚫고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로 이름이 알려지는 데 따른 부담은 더더욱 크다.
나이는 1960년대생 안팎으로 현 회장들과 비슷했다. 경력 측면에서 손꼽히는 인물들이 많지만 만 70세가 되면 물러나야 하는 나이 제한이 현실적 장벽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 선임 가능성↓…관심도↓
매년 외부후보에게 쏠리는 관심은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 금융지주에서 회장의 연임이 어느 정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금융권 안팎에선 사실상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내부후보들이 워낙 강력하기도 하다. 금융당국이 내부후보와 외부후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적하고 금융지주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양쪽의 격차는 하루이틀 사이 줄어들긴 어렵다.
내부후보들은 지주와 은행뿐 아니라 여러 계열사를 거치며 재무와 기획 등 핵심 부서에 몸담는다. 회사에 대해 외부후보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 조직원들 역시 당연하게도 내부 출신을 선호한다.
실제 그간 유력한 외부후보가 등장했던 사례는 거의 없다. 금융지주들의 지배구조가 어느 정도 안정된 최근 10년 사이엔 은행장 출신, 혹은 주력 계열사 대표를 지낸 인물이 회장에 올랐다. 예외는 우리금융의 임종룡 회장뿐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손태승 당시 우리금융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한 데다 워낙 금융권에서 입지전적 인물이었던 만큼 내부후보를 뚫고 회장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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