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회장 선임 키 쥐고 있는 회추위, 3년 전과 비교해보니9명 가운데 2명만 당시 회추위…4명은 올해 신규 선임
조은아 기자공개 2024-12-31 11:00:0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회장이 이른바 '참호'를 구축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참호 구축이란 현직 CEO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연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전원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으로 두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은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회추위 손에 달려 있다.
하나금융은 2019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사외이사 수를 8명으로 유지해왔다. 자연스럽게 회추위도 5년간 8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올들어 사외이사 1명이 늘어나면서 회추위가 9명으로 늘었다. 인원 수만 달라진 게 아니다. 함영주 회장이 처음 회장으로 선임됐던 2022년 초와 비교하면 구성원 역시 상당 부분 달라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4대 금융지주 중 사외이사 평균 재직기간이 가장 길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8명 사외이사의 평균 재직기간이 5년에 가까웠다. 다른 금융지주에서 평균 재직기간이 3~4년 사이였던 점과 대조적이다. 허윤 전 사외이사가 하나은행 3년과 하나금융 6년을 더해 9년 가까이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평균을 훌쩍 높였다. 허 전 사외이사 외에도 법적으로 보장된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 한도인 6년을 코앞에 둔 사외이가사 2명 더 있었다.
그러나 올 들어 이들 3명이 한번에 물러나고 4명이 신규 선임되면서 평균 재직기간도 훌쩍 줄었다. 9명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인물은 회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원 사외이사다. 그는 2018년 3월부터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지냈고 이듬해 3월부터는 하나금융에서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하나금융과의 인연이 7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특히 그가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지낼 당시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이었다.
다음으론 박동문 사외이사가 2021년, 이강원 사외이사가 2022년, 원숙연 사외이사와 이준서 사외이사가 2023년 각각 선임됐다. 함 회장이 처음 회장으로 선임된 2022년 초에도 회추위에 몸담고 있던 인물은 전체 9명 가운데 단 2명에 그친다.
나머지 7명은 회장 선임 당시엔 없었지만 길게는 3년간 이사회에서 함 회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 중 4명은 올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돼 함 회장과 호흡을 맞춘 게 9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사외이사의 장기 재직은 금융 당국이 경계하는 대목이다. 금융 당국은 최근 몇 년 이뤄진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특정 CEO의 장기 집권에 제동을 건 바 있다. CEO가 사외이사의 장기 근속이 가능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가 CEO의 연임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의심되는 만큼 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게 금융 당국의 입장이다.
다만 이런 측면에서 하나금융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르 보인다. 특히 올들어 몸담기 시작한 사외이사 4명은 함 회장뿐만 아니라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과도 이사회에서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이승열 행장과 강성묵 사장은 각각 은행과 증권을 이끄는 동시에 올해부터는 지주에서 사내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회추위 9명 면면을 살펴보면 금융권에 오래 재직한 인물, 기업인 출신, 법조인과 교수, 전 관세청장, 디지털 전문가 등 전문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올들어 교수 비중이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8명 중 4명이 교수였다면 현재는 9명 중 3명이 교수다. 함 회장과 같은 1950년대생이 4명, 1960년대생이 5명이며 여성은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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