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VC 로드맵]정일부 ㈜IMM 대표 "벤처 생태계 골든타임 지켜야"어려운 시장상황 속 하우스 최대펀드 결성…"회수시장 개선 공론화 필요"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10 08:11:52
[편집자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벤처캐피탈(VC)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혹한'을 견뎌 온 VC업계에는 큰 긴장감이 감돈다. 더벨은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VC 수장들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하우스별 펀딩과 투자, 회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탈업계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 속에서 IMM인베스트먼트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투자와 회수의 밸런스를 유지했고, 시의적절하게 펀드레이징에 나서 역대 최대규모 벤처펀드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 펀드를 대규모로 키운 만큼 올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정일부 ㈜IMM 대표 겸 IMM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벤처기업의 육성과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투자와 회수를 균형 있게 진행하면서도, 혁신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우스 운영에 대한 자신감과는 별개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선 큰 위기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생태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싼 모든 주체가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략적 펀드레이징으로 성과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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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가장 빛났던 건 펀드레이징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회사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 1250억원 규모 '아이엠엠 세컨더리 벤처펀드 제6호'와 3240억원 규모 '아이엠엠 그로쓰 벤처펀드 제2호' 등 대형 펀드를 2개나 결성한 결과다.
지난해 연말 1차 클로징한 아이엠엠 그로쓰 벤처펀드 제2호는 지난해 결성된 벤처펀드 중 최대규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상반기 중 4000억원으로 증액이 예정된 상태다. 지난해 말 공제회 등 출자사업에서 최종 선정돼 확보한 자금들이 더해질 예정이라 증액은 확실한 상황이다.
벤처펀드 펀딩 혹한기가 이어졌음에도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시장 상황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접근한 게 주효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초 벤처캐피탈조직의 개편을 통해 기존 5개 그룹으로 나뉘었던 투자조직을 2개 본부로 통합했다. 벤처투자1본부에서 2개의 펀드 결성에 나섰다.
정 대표는 "회수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세컨더리 펀드를 시의적절하게 만들었고 그로쓰 단계에서 자금을 필요로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상당하다고 보고 펀드레이징 계획을 수립했다"며 "두 펀드의 운용인력을 하나의 본부로 합쳐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2본부가 펀드레이징에 나설 예정이다. 초기 스타트업과 딥테크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정 대표는 "2본부는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해 더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인원들로 운용을 하고 있다"며 "각 기술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펀드 결성에 성공한 만큼 올해 투자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올해 벤처투자 시장이 녹록지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가열차게 투자를 해볼 생각"이라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스타트업에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크영역을 중심으로 바이오·헬스케어와 의류·코스메틱 등 다양한 섹터에 투자할 방침이다. 주목하는 키워드는 역시 인공지능(AI)이다. 정 대표는 "LLM(대형 언어 모델) 자체 개발보다는 AI를 활용한 기업 운영 최적화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AI 기반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등을 이용한 다양한 솔루션이 아시아로 확장될 수 있는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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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수 실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올 초 미트박스글로벌이 상장했고, 오름테라퓨틱스도 상장을 앞둔 상황"이라며 "올해도 15개 정도의 포트폴리오 기업이 IPO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신사, 버킷플레이스, 마이리얼트립 등 주목받는 기업들이 주관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 수급개선 절실, K뷰티 성공 참고해 힘 모아야
정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대두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경쟁력이 크게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를 위해 회수시장의 안정화와 시장 친화적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회수시장의 어려움과 관련해 코스닥 시장의 수급 불균형 문제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기술주 회수 시장인 코스닥시장의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게 1~2년 사이의 일은 아니다"라며 "그간은 단기적 처방들에 그쳤고 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여러가지 당근을 가지고 한국 기업들을 유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기술주 시장의 주도권을 잃으면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도 개선 역시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과거 K-뷰티 산업이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한 사례처럼, 혁신 산업에서도 과감한 제도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한국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정부와 국회뿐 아니라 대기업, 금융권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 기술력이 뛰어난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있지만 단번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내 IT 대기업들이 이들의 칩을 적극 도입해 테스트해주는 등 민간과 공공이 힘을 합쳐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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