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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철강 생크션 리스크]철강업계 비상…완화협상 못하면 충격 더 커진다철강, 알루미늄 수입에 25% 관세…마진율 하락 불가피, 주요 기업 주가 요동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11 07:27:26

[편집자주]

'철강에 관세 폭탄'이라는 제목에서 2018년 협상 테이블이 떠올랐다면 트럼프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한 것이다. 그는 2기 행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다시 그 그림을 재현하려 한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국가별 조정을 통해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업황이 나쁜 상황에서 맞닥뜨린 최악의 변수다.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력은 어느 정도일까. 더벨은 철강업계에 불어닥친 생크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3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시선은 ‘철강’이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재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게 됐다.

생존을 위한 철강업계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도입된 철강재 쿼터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관세까지 더해지면 업계 부담은 한층 커진다.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추가 규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에 25% 관세…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현지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그는 2018년 1기 행정부 때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적용해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재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무역 수지를 보면 타국이 철강 부문에서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대표적이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캐나다·브라질·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철강(254만8000톤)을 미국에 수출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관세 조치를 최대한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2018년 협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쿼터제’를 수용했다.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를 한도로 설정했다. 약 263만톤 수준이다. 당시 대미 철강재 수출량이 350만~360만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0만톤의 수출 물량을 내준 셈이다.

그럼에도 전체 수출 실적 감소는 크지 않았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미국에서 빠진 물량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다른 시장에서 흡수하며 이를 뛰어넘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외 상황이 다르다. 부동산 침체 등으로 2020년 이후 중국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내수에서 소진되지 못한 철강재가 동남아시아 등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철강 수요는 물론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 경쟁력도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미 철강 관세를 그대로 맞는다면 추가적인 판매 감소와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를 피하려면 미국 내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는 현지 제철소가 없어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
(단위 :만톤, 출처: 한국 및 미국 철강협회 자료 종합)
◇냉담한 시장 반응…포스코 등 주요 기업 주가 요동

주식 시장도 바로 냉담하게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0.62% 하락 출발했는데 관세 우려로 철강 기업들을 향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1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포스코홀딩스(-2.51%)와 현대제철(-2.71%) 등 주요 철강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아직 국가별 구체적인 규제 조치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관세 부과에 따른 우려가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마진' 하락에 대한 압박이다. 관세는 제조 원가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요소다. 지난해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5%대에서 3%대로 떨어졌고 현대제철은 1.55%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가뜩이나 불황 탈출을 위해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추가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중견 철강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은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만큼 전방 산업 의존도가 더 높고 주요 수요처 대비 사업 지위가 낮아 수입 규제에 더욱 취약한 구조다. 동국제강(-2.31%), 세아제강(-1.20%), KG스틸(-0.66%), TCC스틸(-1.83%) 등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수출량을 줄이는 선택까지 감수해왔는데 여기에 다시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마진 감소는 불가피하고 적자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원가 구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업계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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